'외국인 호황' 백화점, 'K쇼핑 성지' 입지 굳힌다

윤서영 2026. 4. 9. 07:1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매출 급증…내수 부진 버팀목 부상
고환율·BTS 효과…핵심 점포 성장세 견인
'록인' 전략 가속화…복합 플랫폼으로 도약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주요 백화점 업계가 소비 위축 국면에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소비가 내수 부진을 상쇄하는 버팀목으로 떠오른 덕분이다. 이에 따라 백화점 업체들은 외국인 유입을 늘릴 수 있는 서비스를 강화해 '백화점=필수 관광 코스'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계산이다.외국인이 살렸다

지난달 기준 국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핵심 점포 내 외국인 매출은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대표적인 관광 상권으로 꼽히는 명동 일대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지난달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2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본점은 110%, 현대백화점의 상징인 '더현대 서울'은 108% 늘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사진=윤서영 기자 sy@

이처럼 외국인 매출이 급증한 건 '체류형 소비 확대'가 한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업계는 최근 단순 쇼핑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쇼핑과 미식 문화, 전시 등 여러 경험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백화점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연계 소비→객단가(1인당 구매액) 상승'을 노린 전략이다.

외국인 소비 유입을 자극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백화점이 중동 전쟁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면세점 대비 가격 경쟁력이 부각된 데다, 한국인의 일상과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고자 하는 개별 자유여행객(FIT) 발길이 백화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달 방탄소년단(BTS) 컴백 공연에 따른 글로벌 팬덤 유입까지 더해지며 백화점 집객 효과는 한층 강화됐다.물 들어올 때 노 젓자

업계는 올해 외국인 수요 확대를 발판으로 'K컬처 명소'로의 진화를 본격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콘텐츠와 서비스, 인프라를 결합한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9일과 11~12일에는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BTS 월드투어 콘서트 등 대형 이벤트와 맞물려 인근 백화점의 방문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세계백화점은 K콘텐츠 중심의 체험형 공간을 강화할 계획이다. 본점의 경우 핵심 축인 명품관을 '럭셔리 맨션' 콘셉트로 리뉴얼한 데 이어 K팝 관련 팝업 매장을 늘리며 관광객 유입을 확대하고 있다. 강남점은 식품관을 중심으로 K푸드 카테고리를 강화해 외국인 체류 시간을 늘릴 생각이다.

신세계스퀘어에 설치된 BTS 미디어아트./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마케팅을 펼쳐 재방문을 유도할 생각이다. 외국인 관광객 여행 동선에 맞춘 '여정 기반' 서비스 확대, 롯데 계열사 혜택을 연계한 '투어리스트 멤버십 카드'를 고도화하는 게 골자다. 무엇보다 투어리스트는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누적 카드 발급 수가 5만5000건을 넘어서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체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한국을 경유하는 환승 외국인을 대상으로 더현대 서울 방문 '환승투어'를 운영, 글로벌 여행 플랫폼과 함께 주요 점포와 주변 관광 인프라를 결합한 '투어패스'를 출시했다. 다음 달에는 더현대 서울 6층에서 K뷰티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라이브 서울' 팝업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투어패스./사진=현대백화점 제공

외국인 고객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면서 백화점 업계의 매출 목표도 상향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매출이 약 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올해 '1조원 달성'이 목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해 1월 외국인 매출이 900억원대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방문객은 구매를 넘어 체험과 콘텐츠 소비까지 아우르는 핵심 고객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백화점이 한국 문화를 집약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글로벌 관광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서영 (sy@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의 소중한 저작물입니다. 무단전재와 재배포를 금합니다.

Copyright © 비즈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