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양지마을 재건축 '혼돈의 현장'…새 사업자 놓고 팽팽한 긴장[르포]
대표단·추진위, 권한 및 투표 대표성 충돌
한토신, 전략환경영향평가·수수료 답변 등 의혹 반박

입주민들의 기대와 불안이 뒤섞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8일 찾은 현장은 재건축 사업의 명암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단지 곳곳에는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축하하는 대형 건설사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가 하면, 그 옆에는 시행자 교체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나란히 배치돼 있었다.
양지마을 재건축은 금호 1·3단지, 청구 2단지, 한양 1·2단지 등 5개 단지를 통합해 최고 37층, 6839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사업시행자 교체를 둘러싼 주민대표단(대표단)과 추진위원회(추진위)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사업 일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주민대표단은 지난해 6월 한국토지신탁(한토신)과 업무협약(MOU)을 맺었지만, 지난달 31일 협약 해지를 통보했다. 대표단 측은 "신탁사의 신의성실 의무 위반과 사업 지연이 문제"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2월 두 차례 수수료 제안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고, 제3의 단체가 별도 설명회를 열어 혼선을 초래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대표단은 지난달 20~30일 해지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전체 4871가구 중 1742가구가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75%가 해지에 찬성했다. 이를 근거로 대표단은 공정경쟁입찰 방식으로 새로운 시행자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진 대표단 대표는 "이달 중 시행자 입찰 공고를 내고, 이달 말 마감까지 완료해 양지마을을 클린 재건축 모범 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반면 추진위는 대표단의 권한과 투표 결과의 대표성을 문제 삼고 있다. 추진위 측은 "대표단 임기가 지난 1월 26일 고시일 기준으로 끝났다"며 "투표 찬성률 75%는 참여자 기준일 뿐, 전체 소유주 기준으로는 27%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대표단은 이에 대해 법적 자문을 확보했다고 맞서고 있다. 정비사업위원회가 구성되기 전까지는 기존 대표단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타당하며, 일산·평촌 등 다른 1기 신도시 사례에서도 유사한 방식이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한토신 역시 대표단 주장을 반박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누락 의혹에 대해선 "관계기관 협의와 법령 검토를 거쳐 면적을 30만㎡ 미만으로 조정한 것일 뿐 누락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수수료 미응답과 제3단체 설명회 논란 역시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현장에서는 일부 소문과 의혹도 돌고 있다. 특정 시공사 지원설까지 퍼졌지만, 한토신 측은 "시공사 선정은 주민 총회를 거치는 절차이므로 특정 건설사를 밀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지마을은 1기 신도시 대규모 재건축이라는 무게감만큼, 주민 간 신뢰와 권한 문제, 시행자 선정이라는 현실적 난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이제 모든 눈은 이달 진행될 시행자 입찰 결과로 쏠린 상태다.
이재성 기자 ljs@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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