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첨단산업에서 중국을 이길 수 있나? [더 머니이스트-조평규의 중국 본색]

2026. 4. 9.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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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반중정서 아니라 실용주의가 답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은 ‘중국제조 2025(Made in China 2025)’ 전략을 통해 첨단산업 전반을 ‘산업 생태계 단위’로 인식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로봇, 자율주행, 산업 자동화,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핵심 분야에서 글로벌 밸류체인 전반을 장악하며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미국이 원천기술과 고급 인력, 교육에서 앞서 있지만 제조업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중국의 거대한 내수시장과 방대한 데이터, 인재 양성, 빠른 정책 집행력은 중국을 크고도 빠른 국가로 만들었습니다.

한국이 이제 정면 승부로 중국을 이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입니다. 한국 대형 수출 10대 업종도 반도체·조선 등을 제외하면 5년 안에 중국에 대다수 추월당할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한국이 중국보다 우월한 분야는 반도체, 축구, K팝 정도라는 자조적인 평가도 나옵니다.

 반도체, 초격차로 답해야 한다

한국은 다행스럽게도 반도체 메모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국의 반도체 고대역폭메모리(HBM), 인공지능(AI)용 D램, 첨단 패키징 기술 등은 중국이 단기간에 한국을 따라잡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이 분야에서 한국은 초격차를 유지하며 설계·공정·패키징 전반에 걸친 기술 생태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반도체는 한국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전략산업입니다.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경쟁력

소재·부품·장비 영역은 규모보다 정밀도, 신뢰성, 축적된 기술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입니다. 고순도 화학소재, 특수가스, 정밀 센서, 극자외선(EUV) 관련 부품 등은 공급망 전체를 좌우하는 핵심 고리입니다.

한국의 반도체 EUV 공정 기술, 장비 협력 구조, 정밀 공정 노하우는 중국이 구조적으로 취약한 분야입니다. 특히 중국이 미국과 서방의 기술 규제 속에서 이 영역에서 제약받는 이때가 한국이 글로벌 틈새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입니다.

 중국 의존도 낮추는 공급망 구축

중국발 리스크가 큰 배터리 소재, 희토류, 정밀 부품 등은 조달 다변화와 국내 생산 인센티브를 동시에 내걸어야 합니다. 한국은 산업별 포트폴리오가 균형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미국·유럽·동남아 등과의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고 공동 조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나라입니다.

 기업, 시장 위주의 ‘질적 전환’

한국의 기업이 중국기업들과 규모와 가격으로 싸우면 우리가 불리합니다. 의료용 로봇 부품, 특수 센서, 산업용 모듈 등 중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초정밀·고신뢰 기업 간 거래(B2B )니치 분야로 차별화해서 역량을 집중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하드웨어 중심의 빠른 확장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고도화된 산업용 소프트웨어와 엔지니어링 서비스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우리가 스마트 팩토리, 자동화 제어 시스템, B2B 솔루션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단순 제조를 넘어 ‘솔루션 제공’으로 승부를 걸어야 승산이 있어 보입니다.

 전략의 방향이 중요하다

중국과 규모와 가격 경쟁을 하는 것은 필패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은 초정밀·고신뢰·고부가가치 영역에서 ‘비싸지만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구조를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상실합니다.

중국에 비해 나은 평가를 받는 의료용 부품, 특수 센서, 산업용 모듈 같은 니치 시장은 중국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영역입니다. 여기에 AI, 로봇,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산업을 ‘모듈화’, ‘패키지화’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입니다.

 반중 정서가 아니라 실용주의가 답이다

경제는 감정이나 이념이 아니라 기술과 데이터 그리고 산업 구조를 기반으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중국의 약진을 부정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강점을 인정하고, 우리가 이길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바른 판단입니다.

한중간의 첨단산업 무역 특화 지수에서 한국은 중국에 밀립니다. 우리의 첨단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에서도 중국이 앞섭니다. 우리가 요행으로 중국을 앞서기를 바라는 것은 비현실적입니다.

한국의 선택지는 명확합니다. ‘크고 빠른 중국’과 맞서는 길은 ‘작지만 대체 불가능한 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반도체, 핵심 소재, 장비, 산업용 소프트웨어 등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고, 프리미엄 니치 시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

중국은 ‘양과 가격’ 한국은 ‘질·신뢰·핵심 부품·소프트웨어’로 분업 구조를 재구축해 대체 불가능성 확보와 초격차를 유지하는 전략을 펼쳐야 중국에 매몰되지 않고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조평규 경영학박사 / 한반도선진화 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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