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비만약’ 올라탔는데 벼랑 끝... 아이티켐, ‘마운자로’ 호재도 못 막은 상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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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스닥 상장사 아이티켐이 상장 1년도 채 되지 않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원료 생산에 참여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재무 신뢰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장기지속형 제형 개발을 위한 임상용 원료 중간체 생산에 참여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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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견 거절·자금 흐름 불투명…상장 8개월 만에 상폐 위기
‘마운자로’ 공급망 진입에도…바이오 전환 속 재무 신뢰성 발목
국내 코스닥 상장사 아이티켐이 상장 1년도 채 되지 않아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원료 생산에 참여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재무 신뢰성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향후 바이오 원료 사업 확대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아이티켐을 상장폐지 대상으로 올렸다. 회사는 2025년 회계감사에서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의견거절’을 받았으며, 앞서 3일에는 감사의견 비적정설이 확산되자 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후 7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의견거절’을 통한 비적정성이 공식 확인돼, 지난해 8월 코스닥 상장 이후 약 8개월 만에 상폐 위기에 직면했다.
회사 측은 “이의신청과 재감사를 신속히 진행하고, 회계∙법무 전문 인력 보강과 경영 투명성 강화 등 거래 재개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날 오전 9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의견거절 사유를 소명할 계획이다.

이번 상폐 사유의 핵심은 재무 투명성 문제다. 감사를 맡은 우리회계법인은 투자와 공사대금 지급, 기타 자금거래의 적정성을 판단할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자금 흐름과 내부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렸다는 의미다.
실적 부진도 겹쳤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19억6697만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영업적자는 18억5084만원을 기록했다.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은 165억2281만원, 당기순손실은 143억3023만원이었다.
전년도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된 데다 감사의견이 ‘의견거절’로 확정되면서, 한 달 만에 상폐 사유가 발생해 투자자 신뢰가 직격탄을 맞았다.
대규모 자금 조달 이후 사업 방향이 상장 당시 제시한 내용과 달라졌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이티켐은 지난 2월 4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으며, 이 가운데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사모펀드를 통해 250억원을 투자했고 유럽계 자산운용사도 100억원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해당 자금을 펩타이드 합성 기반 원료의약품 생산을 위한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기준(GMP) 공장 건설에 투입해, 경구용 저분자 펩타이드 치료제 등 원료의약품(API) 생산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티켐은 2005년 설립한 정밀화학 소재 기업으로, 복사기·프린터용 유기감광체(OPC) 소재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후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보호 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CPI) 국산화에 성공하며 사업 기반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화학 합성 및 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의약소재 분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의약품 생산은 크게 ‘원료’와 ‘완제품’ 단계로 나뉜다. 이 가운데 의약품 중간체는 완제의약품을 만들기 전 단계에서 필요한 화합물로, 여러 차례 화학 합성을 거쳐 만들어지는 일종의 ‘중간 재료’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장기지속형 제형 개발을 위한 임상용 원료 중간체 생산에 참여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마운자로와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핵심 원료는 펩타이드다. SK바이오텍이 이 펩타이드를 생산하고, 아이티켐은 그 전 단계에 해당하는 중간체를 공급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12월 SK바이오텍과 약 100억원 규모의 의약품 중간체 위탁생산 계약도 체결했다.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스마트폰 원료’ 기업에서 ‘바이오 원료’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재무 신뢰성이라는 기본 체력에서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 확장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재무 투명성과 내부통제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신규 사업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결국 재감사를 통한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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