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약한 투수들은 가라..평균 8이닝 이상, 압도적 ‘클래식 에이스’의 완벽한 귀환[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특급 에이스의 완벽한 귀환일까. 알칸타라가 최고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4월 8일(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서 3-6 역전패를 당했다. 연장 10회 4점을 내주며 패한 마이애미다. 비록 패했지만 눈부시게 빛난 선수가 있었다. 바로 선발등판한 샌디 알칸타라다.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알칸타라는 8.1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다. 8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아쉽게 9회초 2실점했다. 책임 주자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불펜이 승계주자 2명의 득점을 모두 허용하며 동점이 됐고 연장 승부 끝에 마이애미는 무릎을 꿇었다.
이날 9회 내준 점수는 알칸타라의 올시즌 첫 자책점이었다.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16이닝 무자책 1실점을 기록했던 알칸타라는 이날 첫 자책점을 기록했다. 알칸타라의 시즌 성적은 3경기 24.1이닝, 2승, 평균자책점 0.74가 됐다.
시즌 개막전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7이닝 비자책 1실점 승리를 따낸 알칸타라는 두 번째 등판이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3피안타 완봉승을 거뒀다. 그리고 이날 다시 한 번 호투를 펼쳤다.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한 알칸타라는 올시즌 경기 당 평균 투구이닝이 무려 8이닝을 넘기고 있다.
특급 이닝이터 에이스의 귀환이다. 2022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알칸타라는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거의 사라져가는 이닝이터형 에이스였다.
투수들의 구속이 점점 빨라지며 부상 위험이 늘어난 최근 메이저리그는 선발투수의 이닝, 투구수 관리가 엄격해졌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에이스의 필수 덕목처럼 여겨지던 '이닝 소화력'이 최근에는 그 중요도가 크게 줄었다. 시즌 200이닝을 넘기는 투수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고 180이닝만 던지고도 사이영상을 수상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그 흐름을 거스르는 선수였다. 2017년 데뷔해 2019년부터 풀타임 빅리거로 활약을 시작한 알칸타라는 풀타임 첫 시즌이던 2019년부터 197.1이닝을 투구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였다. 2021시즌에는 205.2이닝을 던지며 200이닝 돌파에 성공했다.
사이영상을 수상한 2022시즌에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32경기에 선발등판해 무려 228.2이닝을 투구하며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한 시즌 220이닝 이상을 투구한 투수는 알칸타라를 제외하면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 댈러스 카이클, 잭 그레인키, 데이빗 프라이스, 제이크 아리에타, 코리 클루버 등 '한 세대 전' 선수들 뿐이었다. 1990년생 이후 투수들 중 이닝이터 에이스의 명맥을 가장 정통적으로 잇고 있는 로건 웹(SF)조차도 220이닝을 넘긴 적은 없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알칸타라는 2022시즌 무려 6번의 완투를 해냈다. 한 시즌 6완투는 2012-2021시즌 10년간 단 3번 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 2012년의 저스틴 벌랜더, MVP 시즌(2014)의 클레이튼 커쇼, 2016년의 크리스 세일만이 달성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사이영상 수상의 기세는 이어지지 못했다. 2023시즌에도 이닝이팅 능력을 과시했지만 28경기 184.2이닝, 평균자책점 4.14(7승 12패)로 성적이 하락한 알칸타라는 시즌 막바지 부상을 당했고 토미존 수술을 받아 2024시즌에는 아예 뛰지 못했다. 지난해 빅리그로 돌아왔지만 31경기 174.2이닝, 11승 12패, 평균자책점 5.36을 기록해 부상 전과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 듯한 모습을 보였다.
2년간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는 사이 1995년생인 알칸타라는 30세가 됐다. 에이징커브를 감안하면 부상 후유증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하고 기량 하락세를 맞이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하지만 알칸타라는 올시즌 초반 다시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고 맹투를 펼치고 있다.
아직 표본이 작지만 사이영상 시즌보다도 각종 지표가 더 좋은 모습이다. 원래부터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투수는 아니었던 알칸타라는 올시즌에도 탈삼진은 많지 않지만 더 안정적인 제구력을 선보이며 출루 자체를 확실하게 억제해내고 있다. 주무기 체인지업과 싱커, 포심은 물론 슬라이더, 커터, 스위퍼까지 어느하나 효과적이지 않은 공이 없는 모습이다.
올시즌은 알칸타라에게 중요한 시즌이기도 하다. 마이애미와 2022시즌에 앞서 맺은 5년 5,600만 달러의 보장 계약기간이 올해로 만료되기 때문. 내년시즌 2,100만 달러의 구단 옵션이 있는 만큼 올시즌 종료 후 곧바로 FA 시장에 나오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올시즌부터 확실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알칸타라가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는 사이 내셔널리그에는 폴 스킨스(PIT)라는 '요즘 유형'의 특급 에이스가 등장했다. 빠른 공을 앞세우며 아주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는 않는 스킨스는 2024년 신인왕, 2025년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올시즌 초반 부진한 모습이지만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압도적인 이닝 소화력을 앞세운 '클래식 에이스' 알칸타라와 '뉴 에이스' 스킨스의 내셔널리그 사이영 레이스는 올시즌 메이저리그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과연 압도적인 모습을 되찾은 알칸타라가 올시즌을 어떤 성적으로 마칠지 주목된다.(자료사진=샌디 알칸타라)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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