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블랑 시점’에선 현대캐피탈 3승1패로 우승? “우리는 ‘비공식’ 3승1패 중...이제 인천에서 ‘공식’ 우승하겠다” [남정훈의 오버 더 네트]
남정훈 2026. 4. 9. 01:54

[천안=남정훈 기자]전지적 현대캐피탈 시점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전지적 블랑 시점이라고 불러야 할까. 어쨌든 필립 블랑(프랑스) 감독은 ‘비공식적’으로는 챔피언결정전 4차전까지 3승1패를 거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제 블랑 감독과 현대캐피탈은 ‘공식적’ 3승1패를 위해 5차전이 열리는 인천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현대캐피탈은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대한항공에 3-0(25-23 25-23 31-29)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인천 원정에서 열린 1,2차전에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홈인 천안에서 3,4차전을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낸 끝에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제 현대캐피탈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에서 승리하면 V리그 남자부 역대 최초로 ‘리버스 스윕’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

블랑 감독은 지난 6일 3차전을 앞두고 “우리는 인천에서 1승을 하고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4일 열린 2차전 5세트 14-13 매치포인트 상황에서 레오의 서브가 사이드 라인에 절묘하게 떨어졌지만, 원심 아웃에 이어 비디오 판독으로도 아웃이 된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레오의 서브는 사이드 라인에 물리긴 했지만, ‘접지 면을 기준으로 공이 최대로 눌린 상황에서 라인의 안쪽 선이 보이면 아웃, 보이지 않게 가릴 경우를 인’으로 판독하는 KOVO의 ‘로컬룰’에 의해 아웃으로 판독됐다. 결국 듀스 접전 끝에 패한 뒤 블랑은 격분해 “우리는 승리를 강탈당했다. KOVO 총재와 심판위원장은 한 굴레에 있다”라며 선넘은 인터뷰를 했다가 6일 3차전을 마치고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2차전 패배의 분노를 기폭제 삼아 시리즈를 뒤집자던 블랑 감독의 말이 슬슬 현실화되고 있다. 열세가 예상됐던 3차전을 셧아웃 승리로 장식하며 기사회생하더니 4차전마저 연거푸 잡아내며 이제는 심리적으로 우위에 서게 됐다. 4차전 승리 후 블랑 감독은 중계카메라에 대고 왼쪽 손가락 세 개, 오른쪽 손가락 한 개를 폈다. 전지적 블랑 시점 하에서는 이미 현대캐피탈은 ‘3승1패’로 우승을 일궈냈다는 의미를 담은 세리머니였다.

경기 뒤 승장 인터뷰에 임한 블랑 감독은 “오늘은 우리 선수들이 분노뿐만 아니라 우승에 대한 의지도 더욱 강하게 내비친 경기였다. 선수들 모두가 몰입이 잘 되어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서 꼭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우리는 ‘비공식적’으론 3승1패로 우승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는 인천으로 넘어가서 ‘공식적’으로 우승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블랑 감독은 “오늘 블로킹과 수비가 조직력과 짜임새 있게 잘 이뤄졌다”라면서 “표면적인 승리 요인은 왼쪽 측면에 서는 허수봉과 레오의 공격이 잘 이뤄진 덕분이지만, 그 선행 조건은 공이 최대한 코트에 떨어지지 않아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팀 전체가 공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팀 스포츠, 이게 내가 배구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승리의 원동력을 설명했다.

플레이오프 1,2차전과 챔프전 1,2차전을 모두 풀세트로 치렀던 현대캐피탈은 3,4차전 셧아웃 승리를 위해 체력을 아끼는 데도 성공했다. 현대캐피탈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던 체력은 대한항공도 함께 져야하는 부담이 됐다. 오히려 3,4차전 승리를 통해 기세를 잡은 현대캐피탈이 분위기면에서는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한 셈이다. 블랑 감독은 “사실 3세트 듀스 상황에서 걱정을 했다. 4세트로 넘어가면 체력과 정신력에 대한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라면서 “다행히 3세트 승리로 체력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인천에서 우승할 수 있는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천안=남정훈 기자 che@segye.com[현장취재]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골방 컵라면’서 ‘62억·1000억’ 부동산…기안84·박태준이 바꾼 ‘부의 지도’
- 산불 1.5억 기부·직원엔 디올백…지수가 보여준 '보상과 나눔'의 품격
- 고시원 쪽방서 ‘800곡 저작권’ 판(板)까지…나훈아, 가황의 벽 뒤에 숨긴 눈물
- 리처드 프린스 37억 작품 소장한 지드래곤…'아트테크'로 증명한 글로벌 영향력
- ‘연 2억 적자’ 견디고 85억 차익…하지원, ‘단칸방 6가족’ 한(恨) 푼 185억 빌딩
- 15년 전세 끝낸 유재석, ‘285억 현금’으로 ‘논현동 펜트하우스 벨트’ 완성
- 장가 잘 가서 로또? 슈퍼 리치 아내 둔 김연우·오지호·김진수, ‘재력’보다 무서운 ‘남자의
- 7남매 집 사주고, 아내 간병까지…태진아가 350억 건물을 매각하는 이유
- 이영현 "첫째가 잇몸, 둘째가 눈 가져갔다"…엄마들의 '위대한 훈장'
- 커피 가루 싱크대에 그냥 버렸다가… ‘수리비 30만원’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