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혁명가’의 걸작, 25년 만에 서울 공연… “김기민만의 강렬함 기대”

이태훈 기자 2026. 4. 9. 00: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베자르 발레 로잔’ 쥘리엥 파브로 감독
마린스키 수석 김기민 ‘볼레로’ 무대
“놀라운 정확성·에너지로 매혹할 것"
모리스 베자르가 안무한 '베자르 발레 로잔(BBL)'의 대표작 '볼레로(Boléro)' 공연 모습. /©BBL - Marc Ducrest

“헌신과 투지, 집중력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3시간 연속 연습을 할 때도 물을 마시지도, 쉬지도 않았어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 수석무용수 김기민과 스위스에서 함께 한 리허설에 대해 묻자, ‘베자르 발레 로잔’(BBL)의 쥘리엥 파브로 예술감독은 “강렬한 역할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김기민을 지켜보는 건 매혹적인 경험이었다”고 했다. 파브로 감독은 오는 23~26일 서울 역삼동 GS아트센터에서 25년 만의 BBL 서울 공연 ‘베자르 발레 로잔 with김기민’을 앞두고 본지와 서면 인터뷰를 가졌다.

BBL은 ‘20세기 발레의 혁명가’ 모리스 베자르(1927~2007)가 창단한 발레단. ‘마린스키의 별’ 김기민은 베자르의 최고 걸작 ‘볼레로(1961)’의 주역 ‘라 멜로디’를 맡아 두 차례 무대에 오른다. 그의 공연 회차는 티켓 오픈 5분 만에 전석 매진됐다. BBL은 발레리나 중심의 고전 발레 문법을 혁신한 독창적 안무로 현대 발레의 지평을 넓혀왔다. 로잔의 베자르 발레 학교를 거쳐 BBL에 입단, 군무에서 수석 무용수를 거쳐, 2024년 예술감독에 오른 파브로는 베자르의 발레 유산을 이어가는 총책임자다.

모리스 베자르의 유산 '베자르 발레 로잔'의 쥘리엥 파브로 예술감독. /사진가 아누시 아브라르

‘볼레로’는 모리스 라벨의 격정적 음악에 맞춰 주역 무용수가 빚어내는 ‘선율’에 남성 군무가 ‘리듬’으로 결합하는 구조. 파브로는 “주역 ‘라 멜로디’는 몸도 마음도 매우 고된 역할”이라며 “뛰어난 체력, 끊임없는 정확성, 내내 무대 전체의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김기민만의 해석으로 관객과 만나는 모습이 무척 기대된다”고 했다.

올해는 김기민의 마린스키 입단 15주년. 한국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김기민은 “‘볼레로’는 학생 시절부터 내 꿈이자 마린스키 관객들이 내가 추는 걸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작품”이라며 “시작부터 아주 먼 우주에서 음표 모양이 물방울처럼 떨어져 내려와 내 팔을 타고 손을 움직이는 듯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낀다”고 했다.

스위스 로잔의 '베자르 발레 로잔' 연습실에서 쥘리엥 파브로 예술감독(뒤)과 함께 '볼레로'를 연습 중인 마린스키 발레 김기민 수석 무용수. /인아츠 프로덕션

파브로 감독은 ‘볼레로’를 “모리스 베자르의 유산을 완벽하게 구현한 작품”이라고 했다. “반복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진화하는 움직임에 모든 감정을 응축시켜, 무대를 생동감 넘치는 하나의 흐름으로 탈바꿈시키죠. 리듬의 힘과 감정의 강렬함으로 연령과 성별, 인종과 문화적 배경을 뛰어넘어 모든 이에게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BBL은 이번 공연에서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에 맞춰 춤추는 대표 레퍼토리 ‘불새’와 함께, 셰익스피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햄릿’(안무 발렌티나 투르쿠)과 시적이고 멜랑콜리한 ‘바이 바이 베이비 블랙버드’(안무 요스트 브라우엔라에츠) 등 객원 안무가의 작품을 아시아 초연으로 선보인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