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수중데이터센터 모델 개발…디지털산업 주도
울산이 해양수산부 국책사업인 '탄소제로 수중데이터센터 표준모델 개발사업'의 거점으로 낙점됐다. 이번 사업은 울주군 서생면 해저에 서버 10만대를 수용할 수 있는 수중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하며, 전력 용량 20MW 이상의 하이퍼스케일단지 조성이 가능한 모듈형 실증모델 및 테스트베드를 개발·검증하는 과제다. 울산시는 이번 성과를 발판 삼아 2031년부터 수중데이터센터 상용화 단지를 조성하여 미래 데이터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면 울산은 미포국가산단 내 7조원 규모의 SK-AWS AI데이터센터에 이어 수중데이터센터까지 확보하며, 국내 유일의 '육·해상 데이터센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는 'AI수도'를 지향하는 울산의 AI 산업생태계 조성과 활성화를 이끄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총괄 주관하는 이번 사업에는 울산과학기술원, 한국수력원자력, LS ELECTRIC, SK텔레콤 등 산·학·연 기관이 참여한다. 이들은 수중데이터센터 제작 및 건설, 서버 구축 및 냉각 최적화, 전기·통신 기술은 물론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제어시스템 등 운영·유지관리 전반의 원천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한다. 울산시는 실증 부지 제공과 행정지원을 통해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수중데이터센터는 기존 육상형 인프라의 한계를 겨냥한 대안이다. 전력소모와 냉각비용, 부지확보 문제를 해양공간과 저온 해수 냉각으로 풀겠다는 접근이다. 특히 내압용기 설계 기술과 초고효율 혼합형 냉각 방식을 결합해 PUE(전력효율지수) 1.2수준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술적 난이도와 상징성이 동시에 크다. 서버와 변·배전 설비를 모듈형 표준 규격으로 개발해 확장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려는 구상까지 포함돼 있다.
울산은 조선·해양플랜트·전력·통신·제조업 기반이 집적된 도시다. 이번 사업은 구조체 제작과 시공, 전력 공급과 제어, 서버와 통신, 실증과 표준화가 하나로 이어지는 사례다. 여기에 에너지·건설·통신 기업의 협력 구조까지 더해지면서, 데이터센터를 소비하는 도시를 넘어 해양형 데이터센터를 설계·제작·운영하는 공급 거점으로 전환할 여건이 갖춰졌다. AI와 빅데이터 수요 확대 흐름까지 맞물리면 지역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끌어낼 기반이 된다.
울산시는 실증과 산업화를 구분하고 전력·입지·인허가 기반을 선제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성공적인 사업 이행을 위해선 참여기관간 역할과 투자계획, 지역기업 참여와 고용효과까지 구체화하는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