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가 아닌 시대의 흐름·분위기까지 담아내
울산문예회관 제1전시장서
20일까지 ‘울산 100인 사진제’
1950년대 동헌 앞 풍경부터
암각화·온산공단 위성까지
기록·창작사진 150여점 전시

"찰나가 아닌 그 시대의 흐름과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창 같았습니다."
사진 탄생 200주년을 기념해 울산 사진가 100명이 모여 8일부터 20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장에서 울산 100인 사진제 '울산 사진, 기록과 예술 사이'를 열고 있다.
전시 첫날인 8일 찾은 전시장에는 1부(기록의 층위)에 참여한 53명 작가의 기록 사진 150여 점이 전시되고 있었다.
전시는 울산의 원로사진가인 서진길 작가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를 기록한 것에서 시작된다. 서 작가는 1959년 울산 동헌 앞 도로, 장생포 고래 해체 작업, 1960년대 울산 곳곳의 모습을 비추며 향수를 일으켰다.
안미련 작가는 북구 신현동 신전마을의 노거수(당목)가 치료를 받다가 죽고, 오래된 제당이 재탄생하는 것을 통해 기후 변화와 세대 교체를 보여준다.
울산의 자연과 환경에 관한 사진들을 따라가다 보면 다음으로 미역을 건지고, 멸치를 삶아서 말리고, 해녀들이 작업하는 등 바다를 중심으로 산업 활동을 하는 사진이 등장한다.
전시는 지금은 문을 닫은 옛 호계역과 건설 현장의 사진들로 철기의 고장이자 산업도시인 울산의 모습도 보여준다. 전시장 벽면을 꽉 채운 유병욱 작가의 온산공단 위성 사진은 산업도시로서의 위상과 압도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1부 전시는 현대로 넘어올수록 작가의 사유가 들어간 작품들이 많았는데, 이는 사진이 기록의 용도에서 개인의 창작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홍윤성 작가는 중구 북정동이 재개발로 단독주택 등이 철거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며 소멸과 재생의 모순을 시각화했다.
전시는 오래된 사업장과 국가를 위해 공헌한 유공자들을 조명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고 마무리된다.
홍윤성 작가의 형인 홍문성(73·부산)씨는 "옛날 울산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을 보니 옛 추억에 빠지는 것 같다"며 "일반적으로는 좋은 것만 사진을 찍는데 전시된 작품들은 안좋은 곳도 비추는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권중근(28·울산 남구)씨는 "과거의 한순간을 담은 사진들이지만, 그 작은 액자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은 셔터를 누른 순간에 멈춰있는 찰나가 아닌 그 시대의 흐름과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창 같았고 이게 사진의 매력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