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에이전트 여러개 동시에 쓰는 ‘멀티 AI 시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들이 서로 업무를 검토하는 시스템 ‘크리틱’을 도입했다. 예컨대 조사 보고서를 작성한다면 A 에이전트가 내용을 조사·작성하고, B 에이전트는 이를 검토해 타당성과 표현 등을 다듬고, C 에이전트는 표현을 검수하고 출처를 검토하는 시스템이다. 사람이 협업하듯 AI들도 머리를 맞대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다.
여러 AI 에이전트끼리 협업하고 경쟁하는 멀티 AI 에이전트 시대가 열렸다. 초기 AI는 챗봇 형태로 구현돼 사람들의 생산성 향상을 보조하는 도구로 쓰였다. 이후 AI는 사람 지시 없이도 자동으로 업무를 학습하고 수행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했고 이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팀을 이뤄 협업하며 업무의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AI끼리 협업·경쟁
하나의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것보다 여러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면 업무 완성도와 생산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MS가 AI의 조사 보고서 작성 능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를 진행해보니, 여러 AI 에이전트를 쓰는 멀티 AI 시스템 ‘크리틱’의 종합 점수는 하나의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기존 시스템보다 13.9% 높았다. MS는 또 분석의 폭과 깊이, 프레젠테이션 품질, 사실 관계 정확성, 인용 품질 등 전 평가 항목에서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분야별로 의학 분야가 54.5%, 일반 지식이 30%, 기술 분야가 28.7%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하버드 데이터 사이언스 리뷰’에 게재된 ‘에이전트 중심 기업: 왜 2~10배의 생산성 향상은 과감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를 요구하는가’라는 보고서에도 멀티 에이전트를 쓰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감사 보고서 작성 시간이 22배 감소하고, 처리 속도가 11배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기업들은 여러 AI를 어떻게 조합해 조화롭게 일하도록 설계하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는 기업용 플랫폼 베드록에 멀티 에이전트 협업 기능을 출시했고, 구글 클라우드는 기업용 AI 제품인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에서 여러 에이전트를 등록하고 연결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국내 기업 중엔 SK AX가 멀티 에이전트 협업 프로그램인 ‘엑스젠틱와이어’를 최근 공개했다. 엑스젠틱와이어를 통해 AI는 실시간으로 다양한 데이터를 연결해 수요와 재고 분석을 실시하고, 생산 계획 수립과 문제 원인 분석, 대응 방안을 도출한다.
◇인간 조직 문제 똑같이 나타나
AI 에이전트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사람들이 직장에서 지시 불이행, 소통 오류, 사내 편 가르기 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AI도 비슷한 한계를 보인다. 지난 2월 공개된 ‘멀티 AI의 조직 물리학: 자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군집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기능 장애’ 논문에 따르면, AI 에이전트끼리 협업을 늘릴수록 성능이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가 발견됐다. 50달러 예산을 주고 동일한 서비스 구축 실험을 해봤더니, 단일 에이전트는 평가 점수 만점(28점)을 받았지만, 관리자 AI가 부하 AI에 지시하는 ‘계층형 관계’는 18점, 에이전트 8개가 동시다발적으로 협업하는 경우엔 9점을 받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AI 에이전트도 사람처럼 사소한 것에 집착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을 못 하고, 누가 결정권을 가질지 에이전트끼리 싸우고, 의견 차이로 무한 루프에 빠지고, 허위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발견된다.
인간 조직을 닮은 AI 에이전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크 업계에선 ‘사람 PM(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사람 개발자가 AI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AI의 행동을 적절히 통제해 보안 문제를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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