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본사 둔 K스타트업, 국내 투자 받기 힘들어

김강한 기자 2026. 4. 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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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해외 창업 기업 투자 기준 만들어
업계 “지원 기준 완화해야”
미국 진출 스타트업/스타트업얼라이언스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글로벌 VC(벤처 투자사)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국내에서 각종 지원·투자를 받는 데 불리한 조건에 놓여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조사에 따르면, 현재 한국인이 창업했지만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은 165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처음부터 미국에서 회사를 설립한 경우도 있지만 한국에서 창업을 했다가 미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플립’ 방식을 택한 기업도 20여 곳이나 된다. 이처럼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붐이 일고 있는 것은 국내보다 미국이 스타트업에 유리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진출 스타트업에 대한 한국 정부나 VC의 투자는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가 2024년 ‘지분 30% 이상 보유, 최대주주 유지, 국내 경제적 연관성’ 등 해외 창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세부 기준을 만들었다. 모태펀드도 2025년부터 이 기준에 맞는 해외 창업 기업을 VC의 의무투자대상에 포함했다. 다만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투자 대규모 자금 조달이 반복되는 딥테크나 피지컬AI분야에서는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또한 행정 해석의 일관성이 부족해 해외 본사 명의로 유치한 투자금이 국내 고용과 연구개발에 활용되고 있음에도 벤처투자 실적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지적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의무투자대상 범위 밖에서는 모태펀드의 자금을 받은 VC가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벤처업계에선 해외 창업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창업 선진국인 이스라엘에서는 본사를 미국에 설립하는 경우가 일상적이지만 미국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손해를 보는 일은 없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공동대표는 “한국 시장만으로는 유니콘·데카콘 탄생이 쉽지 않다는 구조적 한계를 인정하고, 미국에서 창업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국내 경제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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