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분노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여전한 분노 파워로 육체를 지배한 현대캐피탈, 두 경기 연속 셧아웃 승리로 ‘리버스 스윕’ 눈앞

남정훈 2026. 4. 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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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분노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4차전이 열린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1,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지난 6일 선수단 전체가 분노로 각성하며 3-0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기사회생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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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남정훈 기자]“우리의 분노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2025~2026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4차전이 열린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경기 전 만난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프랑스) 감독에게 2차전 5세트 레오의 서브가 ‘로컬룰’에 의해 아웃 판정을 받아 승리를 빼앗겼던 분노가 사라졌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2차전 패배 후 블랑 감독은 “승리를 강탈당했다”며 격분한 바 있다.

1,2차전을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현대캐피탈은 지난 6일 선수단 전체가 분노로 각성하며 3-0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기사회생하는 데 성공했다. 블랑 감독은 “챔피언에 올라야만 그때의 분노는 사라질 수 있다. 2차전 패배 후 우승 확률 0%에 몰렸다고들 했지만, 우리는 아직 여기 있다. 천안에서 상대가 우승하는 것을 볼 수는 없다. 반드시 인천으로 돌아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령탑의 바람은 고스란히 선수들에게 전해졌다.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 10세트, 이번 챔프전 3경기 13세트까지 무려 23세트를 치른 뒤 이날 코트에 선 현대캐피탈 선수들이지만, 분노의 감정에 근거한 투지가 육체를 지배하는 모양새다. 정규리그 1위로 챔프전에 직행해 기다리고 있던 대한항공 선수들을 체력에서도 압도하며 세트 스코어 3-0(25-23 25-23 31-29) 완승을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2연패 뒤 2연승에 성공한 현대캐피탈은 1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5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V리그 남자부 역사상 최초로 ‘리버스 스윕’ 우승을 달성할 수 있다.
승리의 선봉장은 현대피탈 토종 에이스 허수봉이었다. 1990년생으로 어느덧 30대 중후반을 지나고 있는 V리그 역대 최고 외인 레오(쿠바)가 3차전(23점)에 비해 이날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1998년생으로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허수봉이 팀 공격의 중심이 되어 이끌어줬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며 명실상부 리그 NO.1 선수에 올라선 허수봉은 매 세트 1옵션으로 활약하며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0점(공격 성공률 56.25%)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레오도 승리에 무임승차만 하진 않았다. 2세트까지 단 6점에 그쳤지만, 3세트에만 11점을 몰아치며 17점(공격 성공률 41.18%)으로 셧아웃 승리에 기여했다.
세트별 스코어를 보면 알 수 있듯, 매 세트 접전이었지만 모두 한 끗 차로 현대캐피탈이 승리를 가져갔다. 1세트 24-23에서 레오가 상대 에이스 정지석의 오픈 공격을 가로막아냈고, 2세트엔 24-23에서 황승빈이 최민호의 속공을 활용하며 매조지했다. 듀스 승부까지 갔던 3세트엔 29-29에서 레오가 연속 공격득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끝냈다.

경기 뒤 블랑 감독은 “오늘은 선수들이 분노에 우승에 대한 의지도 더 담아서 경기를 한 것 같다. 선수들 몰입이 잘 되어 있었다. 꼭 말하고 싶은건,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이날 승리로 우리는 ‘3승1패’를 거뒀다고 생각한다. 인천에서 ‘공식적’으로도 우승하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허수봉도 “우리의 경기력이 가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역전 우승이라는 드라마를 인천에서 장식하겠다”라면서 “플레이오프 1,2차전과 챔프전 1,2차전에서 풀세트를 했지만, 3,4차전은 세 세트만에 끝내니 체력적으로도 자신있다”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허수봉과 토종 NO.1 경쟁을 벌이는 정지석이 19점(공격 성공률 62.50%)으로 제 몫을 다 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효율성이 떨어지며 두 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를 당하며 불리한 처지에 놓였다. 대한항공의 헤난 달 조토(브라질) 감독은 경기 뒤 “올 시즌 현대캐피탈과의 10경기에서 5승5패를 했다. 마지막 ‘6승’째를 인천에서 거두겠다”고 말했다.

천안=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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