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전쟁 끝까지 간다! '허수봉+레오 37득점'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2연속 셧아웃…3년전 도공처럼? '패패승승승' 정조준 [천안리뷰]



[천안=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배구수도' 천안의 위용이 천하의 대한항공마저 뒤흔든 걸까. 현대캐피탈이 '패패승승'을 맞추며 승부를 마지막까지 몰고 갔다.
현대캐피탈은 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4차전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23, 25-23, 31-29)으로 또한번 셧아웃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지난 1차전(2대3 패) 2차전(2대3 패) 3차전(3대0 승)에 이어 4차전까지 따내며 시리즈 승패를 2승2패로 맞췄다. 두 팀간의 최종 승패는 오는 10일 인천에서 펼쳐질 5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챔피언결정전답게 양팀 팬들의 전쟁처럼 뜨거운 응원이 돋보였다. 특히 지난 2차전 판정 논란 이후 이글이글 끓어오른 천안의 분위기는 3차전에 이어 이날도 뜨거웠다. 3면을 가득 메운 현대캐피탈팬들이 목청껏 홈팀을 응원하는 가운데, 스카이블루 티셔츠를 맞춰입은 대한항공 팬들 역시 지지 않고 현장을 달궜다.
V리그 남자부 역사상 5전3선승제 승부에서 1~2차전을 내주고 뒤집은 경우는 아직 단 한번도 없다. 하지만 여자부에는 2022~2023시즌 도로공사가 김연경이 이끄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패패승승승' 대역전극을 이뤄낸 사례가 있다.
경기전 만난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셧아웃 완승을 거둔 3차전을 떠올리며 "그 경기력을 유지하는게 오늘의 포인트"라고 했다. 이어 "아직 우리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해야 이 감정이 씻어질 것 같다. 우리가 남자배구 새 역사를 쓰겠다"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다지는 한편 1990년생인 레오의 체력 관리에 대해서는 "영리한 선수"라며 신뢰를 표했다.


헤난 달 조토 대한항공 감독은 "라인업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면서 "선수 뿐 아니라 감독 코치진 스태프까지 다 포함해서, 모두가 조금만 더 힘을 낸다면 우리에게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 선수 마쏘의 활용에 대해서는 "속공을 쓰려면 리시브가 좋아야한다. 리시브 안정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정지석의 아웃사이드히터 파트너로 임재영을, 주전 리베로로 베테랑 곽승석을 출격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큰 변화 없이 정석대로 임했다.
현대캐피탈이 접전 끝에 1세트를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챔피언결정전의 부담감인지, 초반부터 많은 서브 범실을 주고받았다. 현대캐피탈 주장 최민호와 대한항공 마쏘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허수봉의 존재감이 빛난 반면 레오가 집중마크에 시달렸고, 신호진과 최민호가 한방씩 거드는 모양새.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절정의 기량을 뽐낸 가운데, 임동혁과 임재영, 마쏘가 모두 아쉬웠다.
두번의 테크니컬 타임아웃(8점, 16점)은 모두 대한항공의 리드.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레오의 강서브를 앞세워 19-18 첫 역전을 이뤄냈다.
한발씩 앞서가던 현대캐피탈은 24-23에서 정지석의 스파이크를 레오가 걸어잠그며 첫 세트를 따냈다.

2세트 초반 흔들리던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다잡았다. 반면 대한항공은 마쏘가 몸을 던지는 과정에서 카메라에 머리를 부딪히는가 하면, 임재영은 무릎, 정지석은 손가락, 임동혁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등 분위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결국 2세트는 허수봉과 정지석의 대결 양상이었다. 두 선수는 파워넘치는 스파이크는 물론 상대 공격 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각도샷까지 수시로 터뜨리며 현장을 열광시켰다. 11-9, 16-14, 20-17로 앞서가던 현대캐피탈은 막판 23-22까지 쫓겼지만, 3인 블로킹을 뚫어낸 허수봉의 한방과 최민호의 속공으로 두번째 세트도 따냈다.
대한항공은 3세트 들어 임재영 대신 정한용을 기용하며 다시 정석 라인업으로 임했다. 3세트에선 듀스까지 가는 혈전이 펼쳐졌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 신호진 레오의 연속 득점으로 초반 승기를 잡았고, 16-13까지 달아났다.

정지석을 중심으로 재정비한 대한항공은 19-18 역전에 성공했다. 두 팀은 24-24 듀스에 돌입했다.
첨예한 혈투를 마무리지은 것은 레오였다. 현대캐피탈이 30-29로 앞선 상황에서 리베로 박경민의 기적 같은 디그가 나왔고, 네트 앞으로 전달된 볼을 레오가 상대의 빈틈에 찔러넣으며 경기를 끝냈다.

천안=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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