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한마디에 바뀐 청풍대교.. 14년 흉물이 랜드마크로?
14년 동안 흉물로 방치돼 철거를 앞두고 있던 옛 청풍대교가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수상 정원으로 바뀌었습니다.
50억 원을 넘게 들여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든 건데요.
날씨에 취약한 문제와 도지사의 말 한마디에 졸속 추진됐다는 논란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허지희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푸른 청풍호를 가로지르는 길이 315미터의 거대한 다리.
탁 트인 호수를 배경으로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집니다.
혹시 모를 사고를 막기 위한 펜스 설치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다리 곳곳에 봄기운을 더할 꽃과 나무 심기 작업이 한창입니다.
현재 공정률은 80% 수준.
충청북도가 청풍 벚꽃 축제 시즌을 맞아 오는 6월 정식 준공 전 관광객을 위해 이번 주말까지 임시로 문을 연 겁니다.
◀ INT ▶임만석 /관광객
"청풍호도 바라볼 수 있고 산의 벚꽃도 보이네요. 초록이 올라오면 경치나 이런 것들이 굉장히 기대되는 분위기 같아요."
14년간 방치됐던 옛 청풍대교는 한때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며 철거 수순을 밟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충청북도 도로관리사업소가 19억 원을 들여 바닥판 등을 수리했고, 현재 보행자 통행 기준 안전등급은 A등급으로 상향됐습니다.
◀ INT ▶차재원/충청북도 정원문화과
"용도 폐지된 청풍교를 관광자원으로 새활용하여 충북을 대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정원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향후 중앙 전망대와 퍼걸러(그늘막) 등 편의시설을 추가로 조성하여 6월 중 정식 개장할 계획입니다."
◀ st-up ▶
"청풍호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데크와 각종 초목을 심는 데 36억 원가량이 소요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의 시선도 큽니다. 가장 큰 난관은 날씨입니다.
호수 위 다리라는 공간적 특성상 강풍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고, 태풍이나 폭설 등 기상 악화 시에는 전면 폐쇄가 불가피합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사업 변경 과정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지자체가 10여 년간 건의한 끝에 국토교통부 도로 건설 사업에 철거 계획이 공식 포함되며 지역 숙원을 푸는 듯했지만, 김영환 지사의 말 한마디에 '업사이클링 정원'으로 급선회했습니다.
충분한 도민 여론 수렴이나 장기적인 유지, 관리 비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최고 결정권자의 의지로만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INT ▶우지영/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지방재정법이 요구하는 타당성 조사와 중기 지방재정계획 수립 원칙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이런 대형 투자 사업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쳐서 재원 조달 방식과 성과 목표를 먼저 설계했어야 되거든요."
안전과 날씨라는 뚜렷한 한계 속에서 옛 청풍대교의 바람달정원이 진정한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허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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