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휴전 합의에도 레바논 공격 ‘계속’

배시은 기자 2026. 4. 8.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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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도시 티르 외곽의 아바시예 지역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에서 화염이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휴전 협정에 헤즈볼라와의 분쟁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AFP연합뉴스

대이란 공습 마지못해 멈춰
“헤즈볼라는 합의 포함 안 돼”
조기 총선 요구 직면 네타냐후
정치생명 연장하려 전쟁 이용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했으나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이 대이란 공습을 멈춘 것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휴전 지시를 마지못해 수용한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국내에서 조기 총선 실시 요구에 몰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의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전쟁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또다시 제기된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를 환영하는 성명에서 “2주간의 휴전에는 레바논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파키스탄 등을 통해 알려진 미·이란의 휴전 합의 내용과 상반된다. 앞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미·이란의 휴전 합의를 알리며 엑스에 “이란과 미국, 동맹국들이 레바논을 비롯한 모든 지역에서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썼다. 이란이 미국에 제시한 10개 조항 협상안에는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분쟁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휴전을 선언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지도부는 대이란 전쟁과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은 별개이며 헤즈볼라와의 교전을 이어가겠다고 밝혀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하락하고 있는 자신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고 국내 여론을 전쟁에 집중시키기 위해 공세를 지속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알자지라는 “네타냐후 총리가 국민에게 약속했던 궁극적인 승리, 이란 정권 교체, 이란의 위협 제거 중 아무것도 달성되지 않았다”며 “그는 국내 유권자들에게 적어도 한 전선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려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 합의를 발표한 직후에도 이스라엘은 레바논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티르시 주민들에게 대피 경고를 발령했다. 이날 새벽 레바논 남부에서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이란과의 휴전 역시 네타냐후 총리에겐 달갑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CNN은 전날 이스라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마지못해 휴전 합의를 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스라엘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휴전 협정을 준수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타격 대상 목록에 많은 목표물을 두고 있으며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많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야당은 휴전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했다. 중도 우파 성향 제1야당 예시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엑스에 “네타냐후 총리는 정치적, 전략적으로 실패했으며 스스로 세운 목표를 하나도 달성하지 못했다”면서 “국가 안보의 핵심에 관한 결정이 내려질 때 이스라엘은 협상 테이블에조차 참여하지 못했고 우리 역사상 이토록 심각한 정치적 재앙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썼다.

한편 이날 헤즈볼라는 휴전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군에 대한 발포를 중단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2일 헤즈볼라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공격을 감행하면서 양측의 교전은 시작됐다. 전쟁이 발발한 지난 2월28일부터 전날까지 레바논에서 1497명이 사망하고 100만명이 넘는 이들이 피란민이 됐다고 레바논 당국은 밝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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