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2부제·5부제 몰랐어요”…민원인도 공무원도 ‘당황’

광주일보 2026. 4. 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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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2부제·민간 5부제 첫날 공공기관 가보니
출근길 혼란 속출…민원인, 입차 불허에 인근 불법주차도
유료 공영주차장 10면 중 7면 적용 제외 ‘5부제 유명무실’
정부 지침 따라 제도 시행…중동 정세·유가 상황 지켜봐야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광주시 북구청 공영주차장 입구에서 직원들이 차량 5부제 안내 피켓을 들고 단속 중이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저 몰랐는데, 오늘부터예요?”, “1, 3, 5, 7, 9는 안 됩니다. 유턴해서 다시 나가셔야 합니다.”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와 민간 차량 5부제가 처음 시행된 8일, 광주 지역 주요 공공기관과 공영주차장 등지에서는 차량 통행을 차단당한 공무원과 민원인이 뒤섞이며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출근길 공공기관 앞 혼란

이날부터 광주 지역 공공기관과 공영주차장에서는 차량 2부·5부제에 따라 차량 번호 뒷자리가 특정 번호로 끝나는 차량들의 출입이 금지됐다. 공공기관 직원의 경우 짝수일에는 뒷번호 홀수 차량을, 홀수일에는 짝수 차량을 주차할 수 없다.

이날 오전 8시30분께 광주시 서구청 입구에서는 끝자리가 홀수인 공공기관 직원 차량들이 잇따라 찾아왔다가 청원경찰에 제지당했다.

홀수 차량을 몰고 출근한 광주은행 서구청점 직원은 청원경찰에 막혀 주차장에 들어서지 못하자, “오늘부터 시행인 줄 몰랐다”며 “그럼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되묻는 등 당황한 모습을 숨기지 못했다.

같은 시각 남구청 앞에서는 제도를 혼동한 공무원들이 주차장 앞에서 관리 직원을 “들여보내 달라”고 설득하며 애를 태웠다. 일부 공무원들은 제지된 이유조차 모른 채 차를 세워두고 후 “오늘부터였냐, 몰랐다”, “출근 도장만 찍고 나가겠다”고 애원하기도 했다.

남구가 출근 시간 이후 남구청 주차장을 불시 점검하니, 주차장 한 층마다 한 대 꼴로 제한 대상 차량이 발견되기도 했다.

민원인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민간 차량은 월요일은 1·6번, 화요일은 2·7번, 목요일은 4·9번, 금요일은 5·0번 차량은 공공기관 주차장, 공영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었다. 이날은 차량번호 끝자리가 ‘3번’과 ‘8번’으로 끝나는 차량이 제한 대상이었다.

특히 북구청에서는 출근시간대에 민방위 교육까지 동시에 이뤄져 공무원, 민원인, 민방위 교육생 등 차량이 4~5대씩 줄지어 서면서 혼잡스러운 모습이 이어졌다. 차량이 밀리다 보니 뒤에 있던 차량들이 다른 차로로 급끼어들기를 반복하는 등 아찔한 순간도 여러 차례 반복됐다.

차단바 앞에서는 “민방위 교육 받으러 왔는데도 안 되느냐”는 질문이 쏟아졌고, 북구 공무원들은 “5부제가 적용되지 않는 주차장을 이용해 달라”는 말을 수차례 반복해야 했다. 이곳에서는 한 시간에 5대, 많게는 10대 꼴로 차량이 잇따라 발길을 돌렸다. 또 광주광산경찰서 등지에서는 입차가 제한된 차량이 불과 100여m 떨어진 인근 도롯가에 불법 주차를 한 뒤 뛰어오는 모습도 보였다.

차량번호 끝자리가 ‘0’인 박채원(여·53)씨는 상주 직원에게 “금요일에는 입차가 안되는데, 그럼 목요일에 들어와서 차를 두고 주말까지 출차하지 않으면 단속 대상인거냐”고 묻는 등 제도 적용 기준에 대한 혼선을 드러냈다.

◇유료 공영주차장 5부제 ‘하나마나’

공영주차장의 경우, 사실상 5부제 제한이 유명무실했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가 유료 공영주차장 8718면의 69.6%에 달하는 6067면을 5부제 적용 ‘예외’ 주차장으로 지정하면서 제도를 시행하나 마나 한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공영주차장 5부제 적용 예외 대상 주차장은 ▲전통시장 ▲상가 인접 지역 ▲대중교통 환승 주차장 ▲관광지 등이며, 자치구 차원에서 예외 여부를 정할 수 있다.

광주시의 경우, 관내 15곳의 유료 공영주차장(833면) 중 12곳(567면·68.1%)을 차량 5부제 적용 예외 주차장으로 정했다.

남구는 관내 유료 공영주차장 6곳(614면)을 모두 5부제 적용 예외 대상으로 지정했으며, 동구는 총 16곳(827면) 중 11곳(701면·84.7%)을 예외로 했다. 서구는 13곳(1041면) 중 11곳(897면·86.2%), 북구는 40곳(2805면) 중 27곳(1797면·64.1%), 광산구는 34곳(2598면) 중 19곳(1491면·57.4%)이 예외였다.

차량 통제가 안 돼 출입 제한된 차량이 속수무책으로 주차를 하는 상황도 반복됐다. 광산구 우산동 행정복지센터 앞 공영주차장과 북구 임동 공영주차장 등지에서는 2부·5부제 시행 안내문만 부착돼 있을 뿐, 별도 통제 인력이 없어 제한 대상 차량이 그대로 출입·주차하고 있었다.

출퇴근 거리가 먼 전남 지역에서는 특히 당직·야간근무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퇴근 시점과 차량 제한 기준이 엇갈린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강진군의 한 공무원은 “전날 규정에 맞게 차를 가져왔는데 당직 근무 후 하루를 넘긴 뒤 퇴근할 때는 위반 차량이 돼 있었다. 상급자에게 문의했지만 택시나 카풀을 이용하라는 취지로 안내 받았다”며 “전남은 이동 거리가 먼데 차 없이 어떻게 다니라는 것이냐”며 “전남은 대중교통도 배차가 크고 장거리 이동이 많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한편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수급 대응 차원에서 2부·5부제가 도입된 만큼, 정책이 얼마나 유지될지에 대한 관심도 모이고 있다. 이날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전제로 2주간 일시적 휴전 합의를 하면서다.

지연경 광주북구시설관리공단 교통환경팀 대리는 “정부 지침에 따라 제도를 시행 중이며 해제 시점은 별도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중동 정세와 유가 상황에 따라 정부 방침이 내려올 때까지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일식 조선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현재 중동전쟁이 2주간 휴전됐다고 하더라도 미국과 이란이 서로에게 바라는 바가 완전히 다르고 다시 막히게 되는 상황이 충분히 올 수 있다”며 “트럼프가 안정적인 정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최소 2주간은 경각심을 가지고 차량 2부·5부제 등 대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김혜림 기자 bridge@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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