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하고 한 달 반 만에 아내 혼자서 거동”…통합돌봄으로 요양원 아닌 ‘내 집’에서 생활

이태형 2026. 4. 8.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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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청 케어안심주택 ‘늘봄채’, 통합돌봄사업으로 11가구 생활
같은 건물 내 방문의료지원센터에 간호사 2명·사회복지사 2명 전담인력 배치
통합돌봄 ‘예방 트랙’으로 어르신·장애인 대상 ‘돌봄건강학교’ 운영
지난해 10월 대전 대덕구의 케어안심주택 ‘늘봄채’에 입주해 부인과 생활하고 있는 장덕기(92세, 사진 맨왼쪽)씨가 꽃꽂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보건복지부 제공]

[헤럴드경제(대전)=이태형 기자] “이보다 더 만족할 수 없다. 월세가 저렴한 데다 전담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있어 애로사항을 바로 얘기할 수 있다”

7일 대전 대덕구의 케어안심주택 ‘늘봄채’에서 만난 장덕기(92세)씨는 지금 살고 있는 곳에의 만족감이 컸다.

6·25 참전용사로 미국에서 20여년을 생활하다 귀국한 장 씨는 거동이 불편했던 아내의 병간호를 위해 요양원 대신 대덕구청이 통합돌봄사업으로 마련한 ‘늘봄채’에 지난해 10월에 입주했다.

양·한방 의사의 방문진료를 받을 수 있고, 인근 중리종합사회복지관의 돌봄건강학교에서 제공하는 꽃꽂이 같은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의료와 복지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돌봄을 받고 있는 셈이다.

2024년 개소한 대덕구의 케어안심주택에는 현재 1인 가구 6가구와 2인 가구 5가구 등 총 11가구가 생활하고 있다. 관내 무주택자 중 거동이 불편한 통합돌봄대상자가 입주해 있다.

1인 가구는 보증금 780만원에 월 11만원, 2인 가구는 보증금 1200만원에 월 18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2년마다 계약을 연장해 최대 1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공태자 대덕구청 통합돌봄과장은 “돌봄대상자 조건만 만족하면 누구나 입주가 가능하다”며 “첫 입주 당시 경쟁률이 2배가 넘었다”고 말했다.

대전 대덕구 케어안심주택 ‘늘봄채’의 내부 모습[보건복지부 제공]

그러나 대덕구 내 통합돌봄 대상자는 올해 2월 기준 남성 536명, 여성 1143명 총 1679명이다. 이들 중에 늘봄채에 입주한 이는 1%도 안 된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공 과장은 “권역별로 늘봄채 2호, 3호를 확대하기 위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협의 중”이라며 “중증환자가 퇴원 후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중간집’ 사업도 구상하고 있지만 자체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늘봄채와 같이 재택 중심의 통합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집중돌봄 트랙’ 외에도 대덕구는 중증화를 예방하기 위한 ‘예방 트랙’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노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돌봄건강학교’이다.

이날도 중리종합사회복지관 별관 내 ‘이어봄’, ‘함께봄’, ‘마주봄’ 방에는 어르신들이 보드게임, 관절튼튼 건강 체조 등 단체 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김정임(78세)씨는 “요양원에 있다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우울증도 낫고 요새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얼마 전에는 몸 상태가 안 좋아 ‘아리아’(IoT, 사물인터넷)로 보건소에 연락해 진료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7일 대전 대덕구 중리종합사회복지관에서 지역 어르신들이 자원봉사자와 함께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보건복지부 제공]

나성 중리종합사회복지관 부장은 “총 18개 과목이 개설돼 있는데 어르신들이 직접 반찬을 만들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갈 수 있는 요리 프로그램과 부상 방지를 위한 운동 프로그램, 보드게임 등 다양한 수업이 마련돼 있다”며 “어르신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하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 4층 다목적강당에서는 20여명의 장애인이 발판 오르내리기, 태권도 미트 차기와 같은 신체 활동 중이었다. 3층 상상누림터에서는 VR(가상현실)을 이용한 게임에 열중하는 이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김주홍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은 “오전 10시에 복지관에 나와 오후 5시까지 콘홀(한쪽 끝에 구멍이 있는 경사진 판자에 직물 콩주머니를 번갈아 던지는 게임), 컵쌓기와 같은 신체 활동을 하거나 18세 미만은 상주하는 치료사로부터 치료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돌봄사업으로 하루 100명이던 복지관 이용자는 250명까지 늘었다.

7일 대전 대덕구 대덕구장애인종합복지관 다목적강당에서 장애인들이 신체 활동을 하고 있다.[보건복지부 제공]

이처럼 구 차원에서 통합돌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고령화 속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대덕구의 경우 2015년 노인인구가 전체 구민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1.1%였지만 올해는 22.6%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옥지영 대덕구청 통합돌봄팀장은 “상황이 발생해야 지원이 이뤄지던 것이 기존 복지였다면, 이제는 복지 공백을 사전에 메우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통합돌봄으로 어떤 공백을 채워야 지역사회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옥 팀장은 또 “안정적인 국비 지원과 기관장의 지속적인 관심이 이어져야 통합돌봄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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