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명당"이라며 명산 훼손…'철거' 버티는 불법 기도처들
[앵커]
'무당들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 팔공산에는 기도터가 즐비합니다. 관리당국이 어제까지 철거하라고 명령했는데, 무속인들은 건들지 말라며 반발합니다.
어떤 논리인지,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자]
[A씨/무속인 : 증조할배가 선비야. {저희 할아버지가요?} 잘하고 다녀.]
[B씨/무속인 : 용궁이 흐르잖아요. {이 계곡에 용왕님이 계신 거예요?} 계실 수도 있고.]
팔공산은 소원 비는 산으로 불려 왔습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이 산에 전국 무속인들이 스며들었습니다.
바위 주변에 촛불이 켜진 곳, 불법 기도처입니다.
기도처 안으로 직접 들어가 보겠습니다.
기름통 안에 촛불을 켜놨습니다.
휘발유도 보이는 데 발전기에 쓰는 기름이라고 하네요.
망치와 톱이 보이고, 빈 술병도 엄청 많습니다. 칼도 여러 개 보이네요.
천막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계곡 옆에 식탁이 놓였습니다.
아예 콘크리트 작업까지 해놨네요.
기도처 안으로 더 들어와 보니 산신을 형상화한 동상도 여러 개 보입니다.
또 이쪽에 소원 성취라고 적힌 촛불도 잔뜩 켜놨습니다.
계곡을 따라 쭉 올라와 보면 바위 곳곳에 이름이 적힌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더 올라가 볼게요. 기도할 때 썼던 북어도 보이고요.
빈 술병도 있습니다. 또 이쪽에 북도 있네요.
계곡을 따라 더 올라왔거든요. 물속에 기름통이 그대로 버려졌습니다.
또 이쪽에 보시면 기름통을 여러 개 쌓고 그 위에 콘크리트 작업을 또 해놨습니다.
이 기도처의 주인, 당주라고 부르는 인물이 나타났습니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평안을 줬다고 했습니다.
[기도처 주인/당주 : 15만명. 34년 동안…]
하지만 방법은 평안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기도처 주인/당주 : 닭의 목을 비틀어서…사람 대신에 대수대명이라고.]
기도처 주인은 한때 팔공산 환경감시원이었다고 했습니다.
불법 시설물을 짓고 피를 뿌리면서 동시에 환경감시원인 모순이 이 산에선 통해왔습니다.
팔공산 곳곳에 숨은 기도처들, 국립공원공단이 어제(7일)까지 철거하라고 했습니다.
[기도처 관계자 : 여기는 우리 거예요. 찍지 마세요. 나라 거는 다 찍으세요.]
또 다른 기도처를 찾았는데 여기저기 촛불이 켜진 모습입니다.
마대자루가 여러 개 보이고요.
이쪽에 보시면 가스밸브도 연결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이랑 징도 있습니다. 돗자리도 있고요.
산속 깊숙한 곳에 계곡을 건너갈 수 있는 철제 다리도 설치됐습니다.
아침이 되자 굿은 또 시작됩니다.
[A씨/무속인 : 철거하면 안 돼.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복을 비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있지. 아픈 사람 낫게 해주는 것도 좋은 일이고.]
[B씨/무속인 : 곳곳이 신이에요. 잘못하면 진짜 다리 부러져서 가.]
수요도 아직 있습니다.
[기도처 이용객 : 명산에 와서 불을 때야 마음이 또 안정되고. 철거하게 되면 다른 불상사가…]
[기도처 이용객 : 장엄한 무언가 있단 말입니다. 저분이 안 계시면 사고가 나요. {애초에 이런 기도처가 없으면 되지 않을까요?} …]
취재가 시작되자 기도처 두 곳은 자진 철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자체도 국립공원공단도 기도처 숫자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곳을 "기도빨 좋은 명당"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진짜 명당은 인간이 손대지 않은 자연 그 자체 아닐까요?
[영상편집 류효정 VJ 김동규 작가 강은혜 취재지원 이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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