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거래의 귀환, 트럼프와 김정은 다시 만날까

황교욱 ㈔북한경제포럼 북한연구센터장 2026. 4. 8.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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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월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국민과 언론은 트럼프가 방중 길에 김정은과 깜짝 회동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다.

김정은이 5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와 다시 만나 실익을 교환하는 결심을 하려면 북미 간 협상 의제, 합의 수준과 범위, 회담 장소와 의전 등 실무적 문제들을 포함해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과 사전 조율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과정이 매우 촉박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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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관계 개선돼도 남북관계 호전 난망
정부, 대화 노력 지속해야 북한도 변화

오는 5월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의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국민과 언론은 트럼프가 방중 길에 김정은과 깜짝 회동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다. 김정은 위원장은 현 중동전쟁의 상식 초월 양상을 목격하며 2019년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것이 천만다행이었다고 안도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만약 하노이에서 협상이 타결돼 미국이 전방위 경제제재 중 일부를 풀어주는 대가로 북한이 보유 핵전력과 영변 핵개발단지를 철거했더라면, 오늘날 트럼프가 자신에게 구애할 일도 없으며 국가통치전략과 안보에 심대한 장애물들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김정은은 7년 전의 굴욕이 지금은 전략 자산으로 바뀐 것을 목도하며 새로운 학습의 기회를 획득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올해 2월 제9차 당대회와 지난 3월 23일 열린 제15기 1차 최고인민회의 총화연설에서 '미국의 강권'에 맞서 다극화된 국제질서를 추구하겠다고 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올해 트럼프와 재회 가능성에 열린 입장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서 김정은과 트럼프의 만남 재개는 구조적으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혼돈과 무질서, 예측불가성이 증폭한 지구촌 환경에서 대화와 협상의 부재는 북한 안보의 불안정을 확대시킨다. 북한으로서는 군사적 억지력과 대화를 병행하는 노선을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다. 따라서 만약 다가오는 5월에 트럼프·김정은 회동이 성사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연내에 양국 간 이익을 조화시키기 위한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김정은이 원하는 실속있고 지속 가능한 협상 성과를 위해선 중앙정보국(CIA)이나 트럼프 사위인 쿠슈너 등과 물밑접촉 및 사전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 과정이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김정은이 5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와 다시 만나 실익을 교환하는 결심을 하려면 북미 간 협상 의제, 합의 수준과 범위, 회담 장소와 의전 등 실무적 문제들을 포함해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과 사전 조율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과정이 매우 촉박한 상황이다.

앞으로 김정은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이 나오면 북·미 회동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전 준비과정이 무르익지 않은 채 형식적인 정상 회동이 이루어진다면 트럼프 일가 돈벌이 및 미국 증시 등 경기 부양에 기여해 주는 방향으로 활용당하며 지속가능성 없는 합의에 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처럼 협상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와 인식 격차가 클 때 중재자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남북관계는 남·북·미 3각 관계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역사가 보여주었다. '남·북·미 3각 관계 선순환'을 좀 더 해부하면 남북관계-한·미관계-북·미관계의 다양한 외교적 이익영역들이 조화롭게 결속되어야 하는 것으로 현대사에서는 2000년, 2007년, 2018년에 실현되었고 이때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 이재명 정부는 과거 '협상의 추억'을 반면교사로 삼기엔 너무 복잡하고 급변한 3각 관계 환경에서 새로운 평화·발전의 '바늘구멍'을 만들어내고자 분투하는 중이다. 지난달 1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김민석 총리와 트럼프가 예정에 없던 '깜짝 회동'을 하면서 북·미대화에 대해 상의한 것도 그 노력의 연장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북·미관계가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남북관계가 쉽게 호전되진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주의와 평화를 향한 대한국민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다면, 북한의 동족 부정 노선도 조금씩 변화시켜 갈 수 있을 것이다.

/황교욱 ㈔북한경제포럼 북한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