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공영주차장 5부제 공공 2부제 ‘첫 날’
차단기 걸린 ‘끝자리 3·8번’ 핸들 돌려 불법주차
유동 많은 지역, 인도·샛길 ‘점령’
공공·민간 다른 기준 혼란 빚기도
“관용차도 해당 출장 불편” 우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발생함에 따라 공영주차장 5부제와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가 시행된 첫날 현장에선 만연한 불법주차가 더욱 심각해졌다. 규제에 따르면서도 편의를 위해 부제를 피해 가는 꼼수가 나타난 것이다.
8일 오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나혜석 거리. 유동인구가 많은데 비해 인근 주차장을 찾기 힘들어 평소에도 불법주차가 적지 않은 곳이지만, 이날은 유독 3, 8번인 차량들이 목격됐다. 인도나 샛길을 점령한 불법 주차 차량 중에는 5부제에 해당돼 공영주차장에 출입하지 못한 차량이 많아 보였다.
나혜석거리 인근 인도에 차량을 세운 30대 김모씨는 “평소에는 인근 공영주차장에 주차했는데 오늘은 불법 주차라도 할 마음으로 차를 가져왔다”며 “정책 취지는 이해하지만 출퇴근 불편을 감수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대 수원 영통구 이의동 광교테크노밸리에서는 공공기관과 민간업체에 다른 기준이 적용되며 크고 작은 혼선이 빚어졌다. 공공기관은 2부제, 입주 민간업체는 5부제가 적용되면서 차량 부제 시행을 미처 알지 못했던 일부는 주차장 앞에서 차량을 돌렸고 차주의 소속을 알리기 위해 별도의 비표를 차량 운전석 앞에 올려둔 모습도 보였다.
이곳 민간업체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2부제와 5부제가 한 공간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했는데 생각보다는 차량 부제가 잘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적응이 필요하다”면서 “출장과 장거리 출퇴근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공공기관은 부제 강화에 따라 직원을 동원해 홍보하며 계도에 집중했다. 이날 수원시청 주차장 출입구에서도 차량 부제를 알리는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민원인에 적용되는 ‘차량 5부제 시행’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른 직원 3명은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량마다 일일이 안내했고, 규제에 따라 일부 차량은 입구에서 발길을 돌렸다.

비슷한 시각 광주시 초월읍행정복지센터도 현수막을 통해 방문자에게 5부제 시행을 알리는 홍보활동이 펼쳐지고 있었다. 오산시도 시민들에게 차량 부제 준수를 촉구하는 알림을 전달했다.
이처럼 차량 부제 시행으로 일부 관공서는 주차난을 해소하는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기도 했지만 출퇴근 불편을 호소하는 직원들의 반발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에 일부 지자체는 이날부터 직원 통근 버스와 카풀 전용 별도의 게시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부제 시행 이후 출퇴근은 지하철로 하고 있는데 오늘부터 관용차도 2부제에 해당돼 업무시간 중 출장을 갈 때 불편이 가중된다”며 “적응해 나가려고 한다”고 했다.
/이시은 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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