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유수지에 핀 ‘생명의 기적’ 멸종위기 저어새 270마리 귀환

지난 7일 현재 남동유수지에는 봄을 맞아 약 270마리의 저어새가 돌아온 것으로 인천시는 파악하고 있다.
저어새는 몸길이 60∼78.5㎝의 중대형 조류로 주걱모양의 검정 부리를 갖고 있는 게 특징이다. 연안 무인도에서 번식하는 데 갯벌 및 강하구 저수지, 연안의 담수습지 등에서 생활한다.
이렇게 귀한 야생 조류가 폐수 저장소로 인식되던 남동유수지에 둥지를 튼 것 자체가 일반 시민에겐 경이로운 일이다.
기이한 현상이 벌어진 것은 서해안의 갯벌매립 및 해안개발로 저어새 서식처가 감소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낚싯줄과 알 채집, 포식자 유입, 집단서식지 질병 발생 등의 위험요인이 상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와 인천 환경단체가 함께 노력한 결과다.
저어새는 한 때 전세계에 350여 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아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 조류로 분류됐다.

2022년부터 최근까지 13억5천만 원을 투입, 저어새생태학습관을 조성해 모니터링, 교육, 홍보, 서식지정비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남동유수지 북쪽은 우리나라 최대 공업단지 중 하나인 남동산단이 위치하고 남쪽엔 우리나라 최고의 국제도시인 송도신도시가 자리한다.
남동공단유수지는 1988년 12월 승기천 최하류부에 설치됐으며 홍수 시 신속한 우수배제를 통해 인근 남동국가산업단지의 침수피해를 막는 데 그 목적을 뒀다. 공장 폐수와 생활하수 등으로 수질 오염의 상징이었던 이 곳에 국제적 보호종인 저어새가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공장과 첨단국제도시 만큼 역설적인 일이다.
유수지에 저어새의 먹이인 소형어류, 새우류, 개구리, 올챙이, 유충 등이 많이 살 수 있을 수준으로 수질이 정화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세계에 7천81마리의 저어새 개체수가 확인됐는데 이중 3천828마리가 인천에 살고 있으며 이 가운데 1천74마리가 남동유수지에 자리잡았다.
인천을 비롯한 각국의 노력으로 1995년 전세계에 430마리에 불과했던 저어새가 지난해 7천여 마리로 늘어나면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EN)에서 취약(VE)으로 하향조정할 정도가 됐다.
저어새 번식개체군의 90% 이상이 국내에서 번식하며 4∼7월에 2∼4개의 알을 낳는다. 약 25일 포란을 거쳐 육추까지 40일이 걸린다.

주요 사업은 ▶저어새 생태학습관 재산 관리 및 운영 ▶저어새 등 이동성 물새 보호를 위한 모니터링(저어새 가락지 부착 및 이동 경로 파악) ▶저어새 체험·교육·홍보 등 시민인식 증진 프로그램 운영이다.
지난해 인식증진사업으로 '찾아가는 교육'과 '찾아오는 교육' 120회를 진행해 1천900명에게 저어새에 대해 알렸다. 모니터링 사업으로는 송도지역 이동성 물새조사와 저어새 번식지 모니터링 뿐만 아니라 멀리 강화도 일대에서 저어새 등 이동성 물새를 살폈고 영종지역 우리동네 멸종위기 탐사대를 운영했다. 196회의 모니터링에 1천100여 명이 참여했다.
홍보사업으로 저어새 서식지 보전 홍보활동 및 시민참여행사, 둥지정비 및 환경정비, 저어새 환영잔치 및 환송잔치 등을 15회 열었으며 757명이 힘을 보탰다.
저어새 보호 업무를 맡고 있는 시 환경안전과 박미성 주무관은 "남동유수지에서의 낚시 및 드론 운행을 금지하고 쓰레기 무단투기를 줄여야 저어새의 안전이 보장된다"고 시민에게 당부했다.
김기준 기자 gjkim@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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