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로버츠? “김혜성 치는 것 못 봤다”더니… 이러니 번트 지시에 선발 제외했나, 김혜성이 대단하다

김태우 기자 2026. 4. 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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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키 베츠의 부상을 틈타 메이저리그에 승격한 뒤 좋은 활약을 선보인 김혜성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LA 다저스의 개막 로스터 결정에서 가장 논란이 된 한 자리는 내야 백업 마지막 자리였다. 지난해로 치면 토미 에드먼과 김혜성의 자리였다. 하지만 에드먼이 발목 부상으로 개막 출전이 불발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김혜성인 것 같았다. 그래도 지난해 시즌 막판까지 로스터에 있었고, 포스트시즌 출전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모든 시리즈의 엔트리에 들었다. 타격은 보완점이 있었지만 팀 내 최고의 준족이었고, 또한 2루수와 중견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 시범경기 활약도 좋았다. 9경기에서 타율 0.407, 1홈런, 6타점, 5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67로 펄펄 날았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과 구단 프런트의 생각은 달랐다. 시범경기에서 맹활약을 했고, 메이저리그 올스타 경력이 있는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승선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바늘구멍을 뚫었다. 하지만 팀 내 유망주 알렉스 프리랜드의 승선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김혜성보다 시범경기 성적이 훨씬 안 좋았기 때문이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스윙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볼넷에 비해 삼진이 너무 많다고 구체적인 부분도 지적했다. 그렇게 김혜성은 시즌 개막을 트리플A에서 했다. 그렇다면 구단 프런트는 물론, 감독도 김혜성의 스윙이 어떻게 교정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살피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의 타격에 대해 이렇다 할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해 논란이 있었다 ⓒ연합뉴스/AP

당초 다저스는 김혜성을 당장 메이저리그에 올릴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러 정황이 그렇다. 하지만 팀의 주전 유격수인 무키 베츠가 옆구리 부상으로 빠지면서 급히 대체자를 찾아야 할 상황이 됐고, 7일(한국시간) 김혜성을 메이저리그에 콜업했다. 김혜성은 40인 로스터에 들어 있는 선수다. 40인 외 선수를 올리려면 기존 선수를 하나 빼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내야에 결원이 생기는 순간, 김혜성의 콜업은 예정된 일이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콜업 후 의외의 말을 했다. 로버츠 감독은 콜업 후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에 바라는 것에 대해 “당연히 그가 늘 해왔던 것처럼 좋은 수비를 보여줄 것이고, 타순은 하위 타순을 맡을 것이다. 좋은 타석을 만들고, 볼넷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잡고, 스트라이크 존을 잘 컨트롤하면 된다. 팀을 혼자서 이끌어가려고 하지 말고, 그저 자기 본연의 모습대로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트리플A 시절 그의 스윙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보고를 받아본 적이 있나”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는 다소 의외의 답변을 했다. 로버츠 감독은 “나는 (김혜성이 치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잘라 말하면서 “분명히 그는 초반에 5안타를 쳤다. 그 이후로는 며칠간 경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물론 메이저리그 팀 감독이 트리플A 경기까지 일일이 챙겨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경기 시간이 겹칠 수도 있고, 겹치지 않더라도 경기 준비나 이동을 하느라 실시간으로 보지 못했을 수 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의 스윙 교정 성과에 대해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 못했고, 또 자신이 직접 확인한 것이 없다고 밝히면서 또 조그마한 논란이 있었다. 보고 정도는 계속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 김혜성은 7일 토론토전에 선발 출전해 2안타를 기록한 것에 이어 8일 경기에서도 1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이는 로버츠 감독의 김혜성 기용 및 작전에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김혜성은 7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와 경기에 선발 9번 유격수로 출전했다. 9번 타순에 들어간 것은 별 문제가 없는 일. 그런데 두 번째 타석에서 눈길을 끌 만한 장면이 나왔다.

4-1로 앞선 3회 무사 1루에서 맞이한 두 번째 타석이었다. 토론토가 좌완 조시 플레밍을 내자 로버츠 감독은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아직 경기 초반이었고, 희생번트에 우리보다 박한 메이저리그 문화, 그리고 3점 앞선 상황에서 1점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었다.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의 타격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김혜성은 희생번트에는 실패했으나 볼넷을 골랐다. 좌완을 상대로도 충분히 승부를 할 수 있는 타자임을 본의 아니게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김혜성은 이날 경기 중·후반 대활약하며 결국 4타수 2안타 1볼넷의 좋은 공격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 김혜성은 당분간 플래툰 멤버로 나서며 다저스의 시험대를 거칠 전망이다 ⓒ연합뉴스/AP통신

하지만 8일 우완 케빈 가우스먼을 상대로 한 다저스의 선발 유격수는 우타자 미겔 로하스였다. 로하스가 가우스먼 상대 전적이 좋기는 했지만, 김혜성은 전날 2안타를 때리고도 벤치에 앉았다. 로하스가 가족의 문제로 선수단을 잠시 떠나게 돼 김혜성이 경기 시작 22분 전에 다시 선발 라인업에 오르기는 했으나 당초 선발 멤버는 아니었다.

이날 김혜성은 갑작스러운 선발 출전에도 불구하고 3타수 1안타(2루타 1개) 1볼넷을 기록하며 준비된 선수임을 보여줬다. 2경기 성적이기는 하지만 타율 0.429, 출루율 0.556의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이제 타격 교정의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로버츠 감독도 인지했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앞으로 김혜성의 활용 방안이 어떨지도 관심이다.

김혜성은 지금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베츠의 복사근 부상은 생각보다는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츠 감독도 “회복에 4~6주가 걸리는 부상이느냐”는 질문에 “그것보다는 짧을 것”이라고 했다. 베츠도 느낌이 아주 나쁘지는 않다며 조기 복귀를 자신하고 있다. 베츠와 에드먼이 돌아올 때, 내야에서 빼기 어려운 선수가 되어 있어야 한다. 주전으로 나서기는 어려운 분위기에서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잘 살리는 게 중요하다.

▲ 베츠가 돌아올 시점 팀에서 빼기 어려운 선수가 되어야 하는 김혜성 ⓒ연합뉴스/AP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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