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에 인허가 대폭 단축”…현대·호반·SK, 해상풍력 판 키운다

정혜진 기자 2026. 4. 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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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새 먹거리’ 선점 각축
10년 인허가 과정, 3년 이상 줄어
2035년 글로벌시장 규모 3075억弗
시공사 넘어 에너지 디벨로퍼 확장
현대 ‘신안 우이’ 2분기 착공 예정
현대건설이 참여한 신안 우이 해상풍력 조감도. 사진 제공=현대건설

건설업계가 새 먹거리로 떠오른 해상풍력발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술 개발과 시공 실적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해상풍력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인허가 기간이 대폭 줄어들고, 투자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어서 건설사들은 단순 시공을 넘어 사업 기획부터 운영까지 총괄하는 ‘에너지 디벨로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달 26일 ‘해상풍력 보급 촉진 및 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해상풍력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그간 지지부진했던 프로젝트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민간 사업자가 개별 부처를 돌며 수십 개의 인허가를 직접 받아야 해 착공까지 10년 넘게 걸리는 일이 예사였다. 하지만 특별법 시행으로 정부 주도의 ‘원스톱’ 지원 체계가 도입되면서 사업 기간이 3~4년가량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허가 리스크라는 가장 큰 걸림돌이 치워지자 불확실성에 가로막혔던 건설사들도 저마다 전략적인 확장을 채비하고 있다.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는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말 8245억 원 규모의 시공 계약을 맺은 ‘신안 우이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2분기 중으로 착공한다. 발전용량 390메가와트(MW) 규모의 신안 우이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이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와 제주한림 해상풍력에서 쌓은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기초구조물·해저 케이블에 이어 해상 변전소까지 설계·시공·조달(EPC)을 도맡아 진행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단순 시공을 넘어 사업 기획부터 금융, 운영 총괄 등 해상풍력발전과 관련한 가치 사슬을 아우르는 사업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건설은 내년에는 완도 금일 프로젝트도 첫 삽을 뜰 계획이다.

호반그룹 계열사인 호반산업 역시 연내 준공을 목표로 영광 낙월 해상풍력단지 내 해저케이블 설치 등 계통연계 공사(EPC)에 집중하고 있다. 호반산업은 해저케이블 분야에 강점이 있는 대한전선 등 그룹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향후 입찰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하부구조물 제작 역량을 보유한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 SK오션플랜트도 존재감이 크다. 올 2분기 말 착공 예정인 532MW 규모의 안마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SK오션플랜트는 4168억원 규모의 하부 구조물을 공급한다. SK오션플랜트는 2028년 경남 고성 제3야드 완공 시 압도적인 생산 능력을 갖추게 돼 향후 건설사들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존재감을 키울 전망이다.

특별법 시행은 이미 시공권을 따낸 프로젝트에 대해 인허가를 진행 중인 건설사에도 추진 동력이 되고 있다. 총 사업비 2조 원 규모의 완도 해상풍력 시공권을 따내고 지난 달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코오롱글로벌은 특별법 시행으로 남은 인허가 단계가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해상풍력을 새 먹거리로 점찍은 것은 기존 육상풍력의 한계였던 지형적 제약을 국토 삼면에 있는 바다라는 공간적 해법으로 풀어내는 동시에 압도적인 발전 효율까지 챙길 수 있는 ‘고효율 대안’이기 때문이다. 강하고 일정한 바닷바람을 활용하다 보니 설비이용률이 40~50% 수준으로 높고 대형 단일 해상풍력 프로젝트만으로도 1GW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약 10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해상풍력 에너지 시장은 지난해 769억 달러 규모에서 2035년 307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12.2%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정부 정책이 상징적인 차원에 그쳤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며 “올해 대규모 단지의 잇따른 착공과 함께 해상풍력 시장의 본격적인 기가와트(GW)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서 운영 중인 해상풍력 설비는 0.35GW에 불과하다.

해상풍력 시장이 열리면서 해저 지반에 구조물을 직접 고정하는 고정식 모델뿐 아니라 깊은 수심에서도 터빈을 물 위에 띄워 발전하는 부유식 프로젝트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부유식은 먼바다의 우수한 풍황 자원을 활용할 수 있고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유리해 해상풍력의 차세대 격전지로 꼽힌다. 이에 발맞춰 그동안 육상풍력에서 내실을 다져온 대우건설은 지난해 특허를 확보한 자체 부유체 모델 등 독자적인 시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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