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폭등" 툭하면 '사이드카'...코스피 올해만 13번 '어질어질'

미-이란 전쟁으로 고유가·고환율 이중고를 맞으며 국내 증시가 극심하게 흔들렸다. 올해 들어 벌써 코스피 시장에서만 13번, 코스닥 시장에서만 9번 사이드카가 울렸다. 증권업계는 연초 가파르게 오른 만큼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에서 발동된 사이드카는 매수가 6건, 매도가 7건으로 총 13건이었다. 2002년 제도 도입 이후 사이드카가 가장 많이 발동된 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당시 한 해 동안 매수·매도를 합해 코스피 시장에서 총 26건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아직 4월 초인데, 역대 최대 기록을 절반 수준 따라잡은 것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총 9번의 사이드카가 울렸다. 이 중 5번이 매수, 4번이 매도 사이드카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동시에 사이드카가 울린 날도 벌써 6번째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시장 안정화 장치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에서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된다.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는 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전일 종가 대비 6% 이상 오르거나 내린 상태에서 1분 이상 지속될 때 발동된다.
증시가 8% 이상 급락할 때 발동되는 서킷 브레이커도 올해만 3번이나 울렸다. 2번이 코스피 시장에서, 1번이 코스닥 시장에서 발동됐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 증시에 서킷 브레이커가 도입됐는데 올해까지 코스피에서 7번, 코스닥에서 11번의 서킷 브레이커가 울린 바 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유례없는 변동성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VKOSPI(코스피 변동성 지수)는 49.25포인트다. 통상 20~30포인트 사이를 정상 범주로 받아들이는데, 올해 들어 VKOSPI 지수는 30포인트 아래로 떨어진 날이 없다.
전쟁이 발발한 지난 3월 이후 평균치는 61.60포인트에 달한다. 미-이란 전쟁 발발 첫 주인 지난달 4일에는 80포인트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점인 89포인트에 근접한 수치다. 이날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VKOSPI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3.01% 떨어진 57.7포인트로 마무리했으나, 여전히 정상치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특히 올해는 매수-매도 사이드카가 하루걸러 발생하는 극단적 변동성 장세가 4번이나 반복되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지난 2월2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는데, 바로 다음 날인 2월3일 곧바로 매수 사이드카가 울렸다. 미-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달 3일에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는데, 4일과 5일 연달아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지난 3월9일에는 매도, 3월10일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지난 1일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울렸는데, 2일 곧바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고, 대표 산업이 모두 수출 중심이기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올해는 연초 유례없는 급등장을 거치면서 반작용을 피하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는 여전히 연초 대비 약 40% 상승한 상태고, 지정학적 위기 영향으로 5000대 초반까지 내려갔던 지난달 31일에도 연초 대비 20% 상승한 상태였다"며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위험자산을 현금으로 변동하기 쉬운 시장이 우리 증시였기에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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