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도 차량 2부제…교장·교감 ‘예외 차량’ 지정 논란
2부제 시행, 학교별 적용 기준 달라 일선 현장선 혼란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가 시행되면서 경기지역 일부 학교에서 교장·교감 차량이 예외 차량으로 지정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학교별 적용 방식과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현장 혼란도 커지고 있다.
8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지역 학교들은 이날부터 시행된 2부제를 앞두고 교직원과 방과후·외부강사 등을 상대로 정부 지침을 안내했다. 한 학교는 "전기차와 수소차, 취약계층, 장거리 차량(30㎞ 이상) 등만 2부제 적용이 제외된다"며 "위반 차량은 1회 소속 부서 통보 및 즉시 퇴출, 2회 이상은 학교 출입 제외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다만 최근 경기남부 A 학교에서는 교장·교감 차량을 학생 응급상황에 대비한 '응급후송차량'으로 지정해 예외 적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학교에서는 통상 보건교사 차량을 이런 용도의 예외 차량으로 운영해 왔는데 2부제 시행을 앞두고 관리자급 차량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응급후송차량은 학생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예외인데 이를 교장·교감 차량에 적용하는 건 사실상 편법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교사들은 불편을 그대로 감수하는 상황에서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학교를 일반 행정기관과 같은 기준으로 묶는 데 대한 불만도 크다.
정부 지침에는 유연근무 활용, 불필요한 출장 자제, 화상회의 활성화 권고 등을 병행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학교의 경우 담임교사와 교과교사가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해야 하고 생활지도와 상담, 방과후 업무까지 맡는 경우가 많아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 않거나 출퇴근 거리가 긴 교사들 사이에서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조치라는 반응도 나온다.
교사 B씨는 "이럴 때만 공무원 취급인가 싶다"며 "짐이 많은 부서는 차 없이는 수업을 못 하는데 짐만 빼고 다른 데 주차하라는 식이면 결국 불법주차를 하라는 건지, 주차비는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매번 사정해야 하는 상황이 화난다"고 했다.
방과후·외부강사 적용을 두고 혼선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학교 지침에는 "방과후강사는 기관장 재량으로 제외차량 등록, 비표 발급을 권장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학교마다 재량 기준이 다르다는 것이다. 외부강사 C씨는 "하루에 여러 학교를 오가며 수업하는데 짐을 들고 이동하기가 어렵다"며 "외곽지역은 버스도 드문데 학교마다 기준도 달라 난감하다"고 했다.
경기교사노조는 "유연근무를 전제로 한 정책은 학교에선 적용될 수 없고, 30㎞ 기준과 학교장 재량 방식 등은 혼란만 가중한다"며 "불시점검과 삼진아웃제, 징계 등 통제 중심 방식은 현장 수용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별도 지침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응급후송차량은 꼭 보건교사만이 아니라 운전에 능숙하고 병원 위치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교장·교감도 지정할 수 있다"면서도 "악용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학교가 일반 공공기관과 다른 특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행 지침상 동참이 불가피하다"며 "방과후·외부강사도 필요성이 있으면 기관장 판단에 따라 정해진 시간 동안 예외를 허용할 수 있는데 구체적 운영은 학교 실정에 맞게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혜진·최준희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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