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전환, 미래 지도를 그린다] 7. 분권과 자치로 인천문화 토양 일궈야
K-Art 청년 창작자 지원 사업
인천 100명-부산 300명 큰 차이
정부사업, 지역별 매칭 '불균형'
日삿포로시 '키타라 콘서트'
누적 20만명 학생 참여 좋은 예
초등생부터 연극·무용 등 예술
교육과정서 경험 방안 모색 필요
정부 지원있다면 자치역량 충분
인천 주도 문화 정책 전환해야


최초, 문호, 접경 등과 함께 오늘의 인천을 설명하는 말로 "성장하는 도시"를 꼽을 수 있다. 문화예술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활동증명 예술인은 올해 4월5일 기준 인천 9674명으로 서울·경기·부산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3위인 부산(1만901명)과도 큰 차이가 없으며, 특히 20~30대 문화예술인은 4889명으로 부산보다 1000여 명 많아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문화인구의 증가가 곧바로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문화적 토양을 일구기 위한 정책적 여건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럼에도 중앙 주도의 지역문화 지원사업은 여전히 여러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중앙 주도 지원사업의 한계
2026년에는 청년예술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3000명을 선발해 연간 900만원씩 2년간 지원하는 'K-Art 청년창작자 지원사업'이 발표되었다.
공연·전시 중심의 발표 지원이 아니라 문학·음악 등 문화 원천을 확보하려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현장의 기대도 크다.
그러나 중앙정부 기획사업임에도 광역지방정부의 매칭 사업비를 전제로 하면서 지역 여건에 따라 수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그 결과 최종 선발 인원은 인천 100명, 부산 300명으로 격차가 크다. 대상이 되는 청년예술인은 인천이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감 차이는 더욱 커진다.
또한 지방정부는 최종 인원의 세 배를 추천할 뿐이고, 실제 선정은 중앙이 담당한다는 점에서 중앙정부 주도성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방정부는 매칭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기존 문화사업을 축소하거나 조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자체 사업의 기획과 운영에 오히려 정부 정책이 제약으로 작용한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문화분권과 지역문화 토양
결국 각 지역이 고유한 문화적 토양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문화분권이 필요하다.
인천은 정부 주도의 지원사업에서도 일정한 여건만 갖춰진다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자치 역량을 충분히 갖춘 도시다.
지역 예술인들의 축적된 기량과 시민의 높아진 문화 향유 수요가 결합하고 있으며, 문화재단을 비롯한 여러 문화기관의 경험도 축적되어 있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인천만의 문화 모델을 구축하는 과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예술인이 자신의 성과를 시민과 나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특히 인천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 문화 첫 경험을 설계하는 도시로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시의 '키타라(Kitara) 퍼스트 콘서트'는 이러한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공립 공연장을 기반으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에게 오케스트라 관람과 교육을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난 2004년부터 운영돼 누적 20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했다. 이는 지역이 주도적으로 문화 경험을 설계할 때 가능한 정책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 역시 교육청과 협력해 초등학생들이 연극, 오케스트라, 뮤지컬, 무용 등 다양한 예술을 교육과정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시설이나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 선택과 실행의 문제이며, 예술인과 시민의 창작과 향유가 조화를 이루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문화예술은 인천이 인천다운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분야다. 중앙 중심의 지원 구조를 넘어 지역이 주도하는 문화정책으로 전환할 때, 인천은 문화자치의 선도도시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락기 박사·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관장
김락기 박사는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으로 인하대에서 한국사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부터 인천문화재단에 근무하며 지역문화, 예술지원, 기관경영 관련 업무를 수행했으며, 현재는 일제 강점기의 각종 기록에서 인천 사람들의 생활상을 찾아가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인천광역시 도시재생위원회 위원, 인천시립박물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