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막히면 공원 가면 되지"…2부제 비웃은 '대전 꼼수 주차'

이성현 기자 2026. 4. 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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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8일 오전, 대전 둔산대공원(한밭수목원) 주차장은 평소와 달리 비상식적인 주차 대란이 벌어졌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되면서 대전정부청사 내 주차장 진입이 제한된 차량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둔산대공원 주차장을 '우회 공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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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하나 건너 5분 거리 공원으로 차량 이동…출근 시간부터 주차장 포화
3시간 무료·월 정기권까지 악용…제도 허점 노린 '원정 주차'
시민·관람객 주차난 피해…"공원 주차장이 외부 주차장으로 전락"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8일 오전 대전 둔산대공원 주차장 모습. 이성현 기자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8일 오전 (왼쪽부터)대전 둔산대공원 주차장과 비교적 한산한 정부대전청사 주차장 모습. 독자 제공·김영태 기자

에너지 위기 극복을 위한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8일 오전, 대전 둔산대공원(한밭수목원) 주차장은 평소와 달리 비상식적인 주차 대란이 벌어졌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되면서 대전정부청사 내 주차장 진입이 제한된 차량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둔산대공원 주차장을 '우회 공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왕복 8차선 도로 하나만 건너면 도보 5분 이내에 정부대전청사에 닿을 수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노린 공직자들의 '얌체 원정 주차'가 시민들의 휴식처를 혼잡하게 만들었다.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침에 따라 정부대전청사 임직원들은 홀수와 짝수 날짜에 맞춰 운행을 제한하는 엄격한 '2부제' 대상이다.

반면, 대전예술의전당과 한밭수목원 등이 밀집한 둔산대공원 주차장은 일반 시민용 공영주차장으로 분류되어 끝번호 5개를 기준으로 하는 완화된 '5부제'가 적용된다.

청사 내 진입이 막힌 홀수 번호 차량 공무원들이 단속의 눈을 피해 자신들을 '외부인'으로 취급하는 대공원 주차장으로 대거 몰려들면서,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주차장은 이미 꽉 차 빈자리를 찾기 힘든 상태가 됐다.

이 같은 행태는 '대전광역시 둔산대공원 주차장 관리 및 운영 규칙'에 명시된 요금 체계의 허점을 파고든 결과다.

정부대전청사와 둔산대공원 주차장 간 거리를 표시한 지도 화면. 왕복 8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도보 약 5분 거리에 있다. 네이버 지도

해당 규칙 제5조와 제8조에 따르면 이곳 주차장은 최초 3시간까지 주차료가 전액 면제된다. 이후에도 15분당 600원, 1일 최대 12000원의 요금이 적용되지만, 3시간이 되기 전에 출차 후 재입차할 경우 다시 무료 시간이 적용되는 구조다.

이로 인해 일정 시간마다 차량을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사실상 주차요금을 내지 않는 이용 행태가 현장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반면 둔산대공원 내 입주기관 및 입주업체 직원들은 월 정기주차권을 구입해 이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적용 대상에 포함돼 차량 운행에 제한을 받고 있다.

둔산대공원 내 한 기관 관계자는 "우리 직원들은 2부제를 준수하기 위해 차량을 두고 출근하고 있지만, 출근 시간대 외부 차량이 몰리면서 주차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공연 관람객이나 공원 이용 시민들이 주차를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차량 운행 자체는 줄지 않은 채 주차 위치만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나면서, 2부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정부대전청사 주차장이 평소보다 훨씬 한산한 여유를 보이며 '2부제 성과'를 홍보하는 사이, 그 이면에서는 공무원들이 뿜어낸 '풍선 효과'로 시민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청사 등록 차량의 인근 공영주차장 진입을 원천 봉쇄하는 등 강력한 연계 단속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 한, 유사한 주차 행태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관련 운영 전반에 대한 점검과 함께 실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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