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변동성 완화’···ETF 투자 대상서 ‘파생상품’ 빼는 운용사들
삼성액티브, AI반도체 ETF의 투자 대상에 파생상품 배제
하나자산운용, 항공우주 ETF로 ‘스페이스X’ 직접 투자 시사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최근 상장지수펀드(ETF)의 투자 대상 자산에서 파생상품을 추가하거나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파생상품은 주식이나 원자재 같은 기초자산(현물)의 미래 가치를 가격으로 거래되는 투자상품으로 손실 위험 회피, 투자 성과 확대 등 목적을 위해 운용된다.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큰 기복을 보이는 증시에서 일부 ETF의 운용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파생상품 투자를 지양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KB자산운용은 현재 운용 중인 'RISE 미국배당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의 상품 유형을 주식-파생형에서 주식형으로 변경하고, 해당 상품의 투자 대상 중 파생상품의 투자 비중을 40%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하나자산운용은 현재 운용 중인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의 설명서에 '기초지수의 구성종목에 변경이 있을 경우 기초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종목에 투자할 수도 있으며, 추적오차를 줄이기 위해 주식 관련 파생상품의 투자 등을 신탁계약서에서 정하는 범위 내에서 실행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 KB자산운용, 커버드콜 ETF의 파생상품 투자 비중 낮춰
자산운용사들이 ETF 기초자산에 파생상품을 담는 것은, 운용 중 손실 위험을 줄이거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파생상품은 주식이나 원자재 같은 상품(현물)을 미래에 특정 가격으로 거래하기로 약속한 계약을 지칭한다.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것은 이 계약 자체를 매매한단 뜻이다. 자산운용사들은 ETF 운용 성과를 확대하거나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파생상품을 활용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정정 공시한 ETF 상품들의 특징을 고려해 파생상품 투자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KB자산운용의 RISE 미국배당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은 미국 배당 성장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KB자산운용은 해당 상품의 투자자들에게 매월 운용 수익을 분배하고, 이를 연금 투자 상품으로 소개하는 중이다.
KB자산운용은 당초 이 상품을 주식-파생형 상품으로 상장해 수익성 제고를 통한 분배의 안정화와 규모 확대를 노렸다. 하지만 운용 성과를 자체 분석한 결과, 상장 후 이날 기준 순자산가치 상승률(수익률)이 19.69%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여온 것으로 파악됐다. KB자산운용은 이에 따라 해당 ETF의 파생상품 투자 비중을 낮춰 운용 안정성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옵션 매도 비중(10%)이 고정돼 있어 파생상품의 활용 비중이 10%를 넘지 않아도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는 등) 운용 상 장점이 있다"며 "상장 후 (10% 라는) 옵션 매도 비중이 예상보다 낮은 월분배율로 이어지는 등 상황을 고려해 점검한 결과 문제없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에 따라 상품 유형 변경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상장할 예정인 KoAct 글로벌AI메모리반도체액티브의 운용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파생상품을 투자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상품의 투자 대상으로 UMC, 엔비디아, AMD 등 글로벌 반도체 관련주들이 선별적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분야의 발전 흐름 속에서 반도체주 상승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파생상품에 투자하지 않고도 ETF 운용 성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 하나자산운용, 파생거래로 스페이스X 투자하려다 입방아
하나자산운용은 이번 공시를 통해 파생상품 리스크를 사전 차단하는 한편 상품 운용 성과를 확대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자산운용은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를 통해 향후 초대형 기업공개(IPO)가 전망되는 미국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에 직접 투자할 것임을 시사했다. 해당 상품은 로켓랩, 조비 애비에이션, 팔란티어 등 항공우주 분야 미국 종목으로 구성된 기초지수의 가치 흐름을 추종한다.
하나자산운용은 당초 파생상품을 활용해 스페이스X에 간접 투자하려 했지만 이를 홍보하는 방식과 투자 리스크 측면에서 시장 비판을 받았다. 하나자산운용은 앞서 해당 ETF를 통해 총수익스왑(TRS)을 증권사와 체결해 스페이스X에 간접 투자하는 것을 추진했다. TSR은 현재 증권사가 보유 중인 주식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한 투자 수익을 자산운용사에게 지급하고, 자산운용사는 그 대가로 증권사에게 약정 이자를 지급하는 형식이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달 26일 TRX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소개한 공식 홈페이지 게재문에 '스페이스X 편입'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해당 문구가 스페이스X에 직접 투자했단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지적이 시장에서 제기됐다. 이에 하나자산운용은 이튿날인 27일 TRX 계약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정 공시는 시장 지적을 수용하는 한편, 파생상품의 리스크를 고객에게 구체적으로 안내하려는 취지로 진행했다.
하나자산운용 관계자는 "스왑은 직접 주식을 보유하는 방식과 달리 거래 상대방 위험이 존재하고 투자 성과가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 변동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이번 정정 공시는 패시브 ETF의 투자설명서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문구를 기존에 기재하지 않았다가 투자자들에게 정확하게 안내하려는 취지로 추가했음을 알리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