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베네수엘라 사태… “세계 질서 다극 경쟁 체제로 재편”

원소정 기자 2026. 4. 8. 16:5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6 JDC 대학생아카데미] 김흥종 연구위원
“美, 세계질서 관리 대신 ‘이익 중심 개입’ 전환”

중동 전쟁과 베네수엘라 사태, 그린란드 분쟁 등 국제 갈등이 잇따르는 가운데 군사·경제·정치 영역 전반에서 충돌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세계 질서가 다극 경쟁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 제주평화연구원(강정식 원장)이 공동 주관하는 '2026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다섯 번째 강의가 8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선임연구위원)이 8일 제주대학교에서 '세계 질서의 지각변동과 지정학'을 주제로 JDC 대학생 아카데미 강연을 펼치고 있다.ⓒ제주의소리

이번 강연에는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선임연구위원)이 '세계 질서의 지각변동과 지정학'을 주제로 나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지정학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그린란드 분쟁, 이란 전쟁,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논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련 갈등 등 최근 글로벌 이슈를 언급하며 "현재 세계는 단극 체제에서 벗어나 강대국 간 힘의 경쟁이 전면화된 다극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동 정세와 관련해 "미국은 이란 핵시설 타격을 통해 국력 약화와 체제 변화를 노리고 있고, 이스라엘 역시 신정체제 붕괴를 시도하고 있다"며 "반면 이란은 체제 유지와 역내 패권 강화를 목표로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란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 제주평화연구원(강정식 원장)이 공동 주관하는 '2026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다섯 번째 강의가 8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물동량 자체는 다른 해협에 비해 적지만 대체 항로가 없어 지정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이번 전쟁을 통해 그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군기지에 대한 인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며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를 지적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대외 전략 전환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철학인 '신먼로주의'를 언급하며 "미국은 더 이상 세계 질서를 책임지는 역할에서 벗어나 자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지역에만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먼로독트린과 맥킨리주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시기의 정책 기조를 언급하며 "트럼프의 대외정책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정책과 통상 전략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무역 수단을 넘어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한 국가에 대해 강한 압박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이어 "2024년 미국의 상품무역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역시 주요 적자국 중 하나로 포함돼 있다"며 "한미 통상 협상에서는 투자와 무역이 결합된 형태로 경제적 부담과 전략적 선택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와 제주대학교, 제주평화연구원(강정식 원장)이 공동 주관하는 '2026학년도 JDC 대학생아카데미' 1학기 다섯 번째 강의가 8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공과대학 3호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제주의소리

그는 "공세적 관세 정책은 상대국의 추가적인 시장 개방을 유도하는 동시에, 대미 교역 의존도를 낮추는 '탈미화' 흐름과 안보 영역에서의 변화까지 촉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정책의 목표는 제조업 부활과 부채 관리, 인플레이션 억제, 새로운 전쟁 억제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의 재등장은 20세기 질서의 종언을 의미한다"며 "세계는 규범 중심 질서에서 벗어나 힘과 경제력이 지배하는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보여주듯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는 동시에 지속될 것이며, 특히 유럽과 중국이 이러한 전환을 주도할 것"이라며 "경제안보 측면에서 핵심 공급망과 '초크포인트(Choke Point)'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DC 대학생아카데미는 <제주의소리TV>를 통해 생중계되며, 강연 종료 후에는 VOD 서비스도 제공돼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