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베네수엘라 사태… “세계 질서 다극 경쟁 체제로 재편”
“美, 세계질서 관리 대신 ‘이익 중심 개입’ 전환”
중동 전쟁과 베네수엘라 사태, 그린란드 분쟁 등 국제 갈등이 잇따르는 가운데 군사·경제·정치 영역 전반에서 충돌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세계 질서가 다극 경쟁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강연에는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선임연구위원)이 '세계 질서의 지각변동과 지정학'을 주제로 나서, 급변하는 국제 정세를 지정학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사태와 그린란드 분쟁, 이란 전쟁,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논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관련 갈등 등 최근 글로벌 이슈를 언급하며 "현재 세계는 단극 체제에서 벗어나 강대국 간 힘의 경쟁이 전면화된 다극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물동량 자체는 다른 해협에 비해 적지만 대체 항로가 없어 지정학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이번 전쟁을 통해 그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군기지에 대한 인식 역시 변화하고 있다"며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를 지적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대외 전략 전환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철학인 '신먼로주의'를 언급하며 "미국은 더 이상 세계 질서를 책임지는 역할에서 벗어나 자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지역에만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먼로독트린과 맥킨리주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시기의 정책 기조를 언급하며 "트럼프의 대외정책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정책과 통상 전략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그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단순한 무역 수단을 넘어 외교·안보 전략의 핵심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며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한 국가에 대해 강한 압박 수단으로 작용한다"고 전했다.

그는 "공세적 관세 정책은 상대국의 추가적인 시장 개방을 유도하는 동시에, 대미 교역 의존도를 낮추는 '탈미화' 흐름과 안보 영역에서의 변화까지 촉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트럼프 정책의 목표는 제조업 부활과 부채 관리, 인플레이션 억제, 새로운 전쟁 억제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의 재등장은 20세기 질서의 종언을 의미한다"며 "세계는 규범 중심 질서에서 벗어나 힘과 경제력이 지배하는 새로운 지정학적 경쟁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보여주듯 화석연료와 재생에너지는 동시에 지속될 것이며, 특히 유럽과 중국이 이러한 전환을 주도할 것"이라며 "경제안보 측면에서 핵심 공급망과 '초크포인트(Choke Point)'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DC 대학생아카데미는 <제주의소리TV>를 통해 생중계되며, 강연 종료 후에는 VOD 서비스도 제공돼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