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한 번만 하겠다, 왜 못해?” “거짓선동”…옆길로 샌 개헌 논의
개헌안엔 권력구조 개편 내용 없는데…與 “연임 포기 요구 생뚱맞아”
野 내부도 개헌 반대에 이견…“우리도 국민이 원하는 대안·계획 내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개헌 협조를 당부하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면전에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이후 SNS를 통해 이 대통령에게 "'나는 대통령 한 번만 하겠다' 이 쉬운 한 마디를 왜 못하냐"며 정치적 속내가 다분하다는 취지로도 공격했다. 이에 범여권에선 이번 개헌안에 권력구조 개편 내용도 없는데 '연임 논쟁'을 꺼냈다며 "생뚱맞다" "명백한 거짓선동"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통해 장 대표 등에게 지방선거 일정 맞춤 개헌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개헌안 국회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295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인 197명 이상이다. 국민의힘에서 최소 10명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도부 차원에서 개헌 반대를 당론으로 내걸었고, 현재 김용태 의원만이 공개적으로 개헌 찬성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장 대표는 회담 자리에서도 개헌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회담 후 취재진에 "장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개헌을 논의하기 전에 중임·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걸 국민에게 선제적으로 (선언)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8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대통령 한 번만 하겠다' 이 쉬운 한 마디를 왜 못하냐. 설명이 길면 다른 속마음이 있는 것"이라며 "연임 속내(를) 인정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이에 청와대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연임 개헌에 대해 현재 공고된 개헌안을 수정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야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불가능하지 않으냐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개헌안에는 중임·연임에 대한 내용은 포함돼있지 않다. 또 헌법상 중임·연임을 위해 개헌하더라도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해선 적용할 수 없게 돼있다.
범여권에서도 장 대표가 개헌 논의를 흐리고 있다며 질타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중진인 김태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의 '연임 포기 선언' 요구는 참 생뚱맞다"며 "이번 개헌안에 권력구조 개편은 없는데도 중임과 연임을 거론하는 것은 명백한 거짓선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의 이용우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그 아까운 (회담) 시간에 (중임·연임 포기 선언이라는) 가능하지 않은 얘기, 어떻게 보면 약간의 선동적인 얘기(를 했다)"며 "대통령 면전에서 국민들 앞에 나가서 중임하지 않겠다,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는 (주장이) 이게 가당키나 한 얘기인가"라고 반문했다.
진보당의 신미연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설령 중임·연임이 도입되더라도 현직 대통령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판사 출신 장 대표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며 "결국 연임 논쟁이라는 허위 프레임을 급조해, 이번 개헌을 권력 연장 시나리오로 둔갑시키려는 가짜뉴스 급 여론 선동이자, 주권자인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기만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개헌 반대 당론을 놓고 일부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개헌 찬성 의사를 밝힌 김용태 의원은 자당을 향해 "민주당의 일방적 추진에 반대만 하다가는 개헌의 모든 주도권을 뺏기고 민심으로부터 고립될 위험이 크다"며 선제적으로 임기단축을 요구해 민주당의 위선을 드러내게 하는 등 대안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재에 따르면, 김 의원 외에도 일부 소장파 인사들 역시 "개헌안에 대해 명분 있는 반대 사유나 자체 대안이 필요하다"며 숙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시사저널에 "이번처럼 민주당이 졸속 추진하는 지선 맞춤 개헌은 반대한다. 36년만의 개헌을 할 거면 정말 제대로 해야 한다. 정치 개혁과 사회 대의제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것들을 빼는 게 맞나"라면서도 "우리 역시 국민들이 원하는 대안과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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