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동에서] 인천의 미래를 빼앗길 수 없다

인천이 추락할 위기다. 역대 정부들이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육성하기 위해 'One-Port' 정책을 견지해 왔는데, 정부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통합을 검토하면서 기존 '국가 항공 전략'이 무력화될 위기에 처했다. 통합의 주요 목적이 경제적 타당성 없는 '부산 가덕도신공항 건설비' 조달과 만성 적자 공항을 무리하게 건설해 온 '한국공항공사의 경영 부실 문제' 해결이다 보니 동반 부실화가 볼 보듯 뻔해서다. '인천국제공항의 One-Port 정책'이 무너지면 우리나라 항공산업과 인천경제의 미래는 없다.
당장 영종 주민들과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은 "통합 반대"를 외치며 반발하고 있다. 이유는 인천공항의 지역내총생산(GRDP) 유발효과가 48조 원으로 인천 전체 GRDP의 약 39%를 차지하고, 공항 상주 직원만 약 9만4000여 명이어서 지역 고용 시장의 핵심축이기 때문이다. '공항 도시'로 인식하고 있는 송도·청라 국제도시 주민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반면에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새만금신공항, 제주 제2공항 등을 건설해야 할 지역들은 반색하고 있다.
그러나 인천 정치권은 어떠한가? 결정된 게 없는 '억측'이라고 주장하지만,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전국의 공항 도시들로 퍼져나가 정부 부처들도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대통령이 쏘아 올린 '통합' 이슈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의에 부쳐져서 여당의 선거전략 지역에는 단비가 됐지만, 인천은 최대 피해지역이 돼버렸다. 인천 지역사회의 반발 여론은 확산할 수밖에 없어, 인천 정치권은 조속한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요구해야 할 상황이다. 특히 이 대통령과 가깝다는 국회의원과 후보는 대통령의 공식적인 "인천국제공항공사 통합 반대" 입장을 받아내야 한다. 저잣거리에 회자하는 '선거용' 논란을 피하려면 선거 전에 대통령의 견해를 밝혀야 한다.
게다가 인천에 있는 극지연구소와 한국환경공단, 항공안전기술원 등도 대통령이 주도하는 '통합' 특별시에 빼앗길 판인데, 인천 정치권은 일언반구가 없다. 이 대통령은 '광역행정통합' 가속화를 외치면서 광주·전남, 대전·충남, 대구·경북, 부·울·경 등이 통합 특별시를 만들면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기관의 선정 우선권'을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6·3지방선거를 앞둔 비수도권 정치권은 통합 경쟁에 돌입하고, 앞다퉈 인천의 공공기관을 가져가겠다고 난리다. 그러나 한국환경공단은 수도권매립지 관리와 환경 현안 대응을 위해 서구로 이전했고, 항공안전기술원은 인천국제공항이 있어서 청라 국제도시에 입주했다. 극지연구소는 인천공항이 있어 국제적 협력이 쉽고, 물류 인프라 강점과 과학 기술 생태계의 집적 효과가 있는 송도국제도시에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
이 대통령과 정부의 이들 기관에 대한 '이전 대상 기관' 조정 노력이 없으면 인천에 입주한 이유가 분명한 '미래 성장' 기반은 통합 특별시에 빼앗길 수밖에 없다. 이 사안도 '선거용' 논란이 일고 있어, 인천이 '6·3 지방선거의 희생양'이 돼버렸다. 이에 인천 지역사회는 '인천국제공항 통합 반대와 공공기관 이전 저지 인천 사수 범시민운동본부'를 결성한 만큼, 인천의 미래를 지키려 대응할 것이다.
/김송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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