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소생]전자레인지와 이별 선언…세븐일레븐 '삼각김밥' 정말 다를까

김아름 2026. 4. 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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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신규 공법 적용한 삼각김밥 출시
데워먹지 않아도 밥알 찰기 유지…식감 개선
세븐일레븐의 '올 뉴 삼각김밥'/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는 소비의 시대. 뭐부터 만나볼지 고민되시죠. [슬기로운 소비생활]이 신제품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제품들을 직접 만나보고 가감없는 평가로 소비생활 가이드를 자처합니다. 아직 제품을 만나보기 전이시라면 [슬소생] '추천'을 참고 삼아 '슬기로운 소비생활' 하세요.[편집자]

*본 리뷰는 기자가 제품을 직접 구매해 시식한 후 작성했습니다. 기자의 취향에 따른 주관적인 의견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돌리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

외식 물가가 월급 인상률을 크게 웃돌면서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편의점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져가고 있다. 한때 편의점과 경쟁했던 김밥천국류의 분식점들도 어느새 만만치 않은 가격표를 붙였다. 빵과 우유 가격도 오르면서 '밥 대신 빵'도 언감생심이다. 실제로 편의점 도시락과 삼각김밥 등은 매년 매출이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 중에도 삼각김밥은 편의점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메뉴다. 1999년 동네에 처음으로 편의점 '바이더웨이'가 생겼을 때, 삼각김밥을 먹기 위해 점심시간에 달려나가 편의점 앞에 줄을 섰던 기억이 있다. 일반 김밥과는 생긴 것도, 먹는 법도 달랐다. 지금도 편의점을 찾는 학생들에게 삼각김밥과 컵라면은 한 끼를 가장 저렴하고 맛있게 해결할 수 있는 선택지다.

세븐일레븐의 '라이스 프로젝트'가 적용된 신제품 삼각김밥/사진=세븐일레븐

하지만 삼각김밥엔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김을 바삭하게 먹기 위해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않으면 밥이 퍼석하고 흩어진다는 점이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하면? 이번엔 김이 눅눅해진다. 결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길밖에 없다. 가끔 SNS에 '삼각김밥 논쟁'이 올라오면 '차갑게 먹는' 파와 '전자레인지' 파가 나뉘어 혈전이 벌어진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자레인지' 파가 32.8%, '차갑게 먹는' 파가 24.2%, '상품에 따라 다르게 먹는' 파가 43%로 나타났다. 

기자는 '전자레인지' 파다. 김의 바삭함을 희생하더라도 촉촉한 밥을 먹겠다는 주의다. 사실 20년 넘게 편의점을 다니면서 삼각김밥을 데우지 않고 그냥 먹은 적이 거의 없다. '바삭한 삼김'을 모르고 살아 온 셈이다. 그런 기자에게 희망을 주는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세븐일레븐의 '라이스 프로젝트'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24일, 전자레인지에 데우지 않아도 찰진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삼각김밥의 밥을 개선한 '라이스 프로젝트'를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8일부터 이 기술을 적용한 '올 뉴 삼각김밥'을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이 정말 수십년 묵은 삼각김밥 딜레마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슬기로운 소비 생활]에서 확인해 보기로 했다.

밥알 혁명

사실 세븐일레븐은 이전부터 '삼각김밥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를 해 왔다. 지난 2024년엔 '바로잇'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일반적인 삼각김밥은 5도 안팎의 냉장 상태로 배송·진열된다. 하지만 '바로잇' 제품은 제조부터 포장, 배송과 판매까지 20도 수준의 정온을 유지해 바로 먹더라도 온기가 남아 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맛 이전에, 정온 상태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정온 전용 푸드공장이나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해야 하는데 따른 부담이 있었다. 21개 점포에서 테스트를 시작했지만 점포를 더 확대하지 못했다. 맛 이전의 프로세스를 신경쓰지 못한 게 아쉬웠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애매했다. 냉장 보관을 해야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의 기존 '더커진참치마요'와 리뉴얼된 '올 뉴 더커진참치마요'/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세븐일레븐은 다시 원점에서 고민을 시작했다. 결국 냉장 보관을 하면 밥의 수분이 날아간다는 게 문제였다. 밥 품질 자체를 개선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라이센서인 세븐일레븐 인터내셔널과 롯데웰푸드, 롯데중앙연구소가 머리를 맞대고 '팀 MD'를 꾸렸다. 1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냉장밥 노화 방지 및 수분 보존 기술'을 완성했다.

냉장 상태에서도 밥알의 수분감을 잃지 않도록 하고 쌀 내부의 단백질 결합을 강화시켜 찰기 있는 식감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자체 조사 결과 냉장 48시간 이후에도 밥의 수분감이 기존 밥 대비 5% 많았고 조직감도 10%가량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스 프로젝트'가 적용된 세븐일레븐의 삼각김밥은 현재 총 4종이다. 기존 스테디셀러인 참치마요·더커진참치마요·더커진제육볶음과 신제품 '새우마요'에 '올 뉴(All New)'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이달 내 순차적으로 소고기전주비빔·더커진소고기고추장·더커진반숙계란장·핫쏘이치킨·비빔참치마요 등의 삼각김밥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게 되네

새우마요와 더커진참치마요, 더커진제육볶음 등 3종을 구매했다. 이와 함께 '라이스 프로젝트'가 적용되지 않은 더커진참치마요를 전날 구매해 냉장 보관한 뒤 비교해 봤다. 데우지 않아도 맛있다는 세븐일레븐의 '올 뉴 삼각김밥'은 20년 넘게 레인지 파로 살아온 기자의 마음을 바꿀 수 있었을까.

우선 겉으로 보기엔 별 차이가 없다. 패키지가 진한 푸른색에서 하늘색으로 바뀌었고 참치와 마요네즈 사진도 변경됐는데, 가독성은 높아졌다. 리뉴얼되면서 원재료 비율도 조금 바뀌었다. 쌀은 38%에서 35%로, 참치는 10%에서 9.2%로 조금 줄었고 마요네즈 함량은 5.4%에서 5.6%로 조금 늘었다. 칼로리도 340㎉에서 330㎉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나트륨 함량은 기존보다 110㎎이나 늘었는데, 밥의 간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세븐일레븐의 기존 '더커진참치마요'(왼쪽)와 리뉴얼된 '올 뉴 더커진참치마요'(오른쪽). 육안으로 봐도 밥알의 찰기가 다른 것이 느껴진다./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두 삼각김밥을 반으로 갈라보면 벌써 두 제품의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기존 삼각김밥의 밥알이 불투명한 흰색에 밥알도 흐트러져 있고 부슬부슬하다면 '올 뉴' 삼각김밥은 투명한 색에 밥알이 꽉 뭉쳐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삼각김밥은 데우지 않고 먹으면 밥알이 흘러내리는 경우가 잦았지만 '올 뉴'에선 그런 현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밥알의 찰기가 그만큼 다르다는 이야기다.

찰기의 차이는 맛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기존 삼각김밥의 밥알은 어쩔 수 없이 먹었던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않은' 삼각김밥 그대로였다. 밥알은 메말랐고 거칠었다. '올 뉴' 삼각김밥은 전자레인지에 돌린 밥과 큰 차이가 없었다. 김이 '바삭'했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자는 '전자레인지' 파이기 때문에 이렇게 바삭한 삼각김밥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차가운 김밥을 먹을 땐 밥알의 퍼석함 때문에 김의 바삭함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물론 세상에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제품은 없다. 찰기를 높인 만큼 기존의 '차가운 삼김'을 선호하던 사람들에겐 밥의 식감이 떡져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향후 도시락 등에도 이 '라이스 프로젝트' 밥을 적용할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뭉쳐서 들고 먹는 삼각김밥과 달리 도시락의 밥은 수저나 젓가락으로 떠 먹기 좋게 부슬부슬해야 한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지도 궁금하다. 그럼에도 전자레인지 파에게 전자레인지를 포기하게 만든 건 대단한 성과다. 세븐일레븐이 모처럼 삼김의 원조다운 저력을 보였다. 

 

김아름 (armijja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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