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은 잊어라, 비서가 왔다…여행·항공업계, 'AI 에이전트' 대전환

양미정 기자 2026. 4. 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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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스캐너·익스피디아 등 OTA, AI 도입 가속
검색창 대신 AI 대화로…신규 플랫폼 경쟁 심화
항공·숙박 통합 일정 설계, 생성형 AI가 주도해
사진=스카이스캐너

여행 산업의 중심이 '검색창'에서 'AI 대화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에는 출발지와 날짜를 입력해 항공권과 숙소를 비교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어디 갈까?" 한 마디 질문만으로 항공편, 숙소, 일정까지 통합 제안을 받는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 온라인 여행사(OTA)와 항공권 메타서치, 빅테크 기업들이 생성형 AI를 도입하면서 여행 시장의 경쟁 축은 '가격 비교'에서 'AI 기반 맞춤 추천'으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권 검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는 최근 챗GPT 내에서 항공권 검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여행 조건을 입력하면, 다수의 필터를 설정하지 않고도 항공편과 가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예약과 결제는 여전히 외부 플랫폼에서 진행되므로, 현재는 검색과 비교 중심만 AI로 이동한 '과도기적 구조'다.

OTA들도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익스피디아그룹은 챗GPT 연동을 통해 여행 일정 설계와 상품 추천 기능을 강화했다. 여행 목적과 기간만 입력하면 항공, 호텔, 일정까지 한 번에 제시된다. 부킹닷컴 역시 AI 기반 여행 설계 기능을 도입해 개인화 추천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결제는 기존 플랫폼에서 이루어지지만, 여행 계획 수립 단계는 AI가 상당 부분 대체한다.

자체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트립닷컴그룹은 생성형 AI 트립지니(TripGenie)를 통해 여행 일정 생성과 예약 연결을 동시에 제공하며, 외부 AI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 자사 앱 내에서 검색부터 예약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OTA들이 챗GPT 등 외부 AI와 연동하는 것과 달리, 플랫폼 내부에 AI를 내재화하는 전략이다.

빅테크 기업도 발빠르게 움직인다. 구글은 제미나이를 활용해 여행 추천 기능을 강화하고, 'Google Flights' 등 기존 서비스와 연계해 AI 대화형 인터페이스 중심으로 트래픽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사용자는 AI와 대화하며 여행지를 탐색하고, 항공편을 추천받은 뒤 기존 예약 시스템으로 이동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유통 구조 변화'로 해석한다.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사용자가 검색 조건을 입력하고 결과를 비교했지만, 이제는 AI가 여행 자체를 설계해주는 구조로 바뀌었다"며 "항공권 시장이 가격 비교 중심에서 추천 기반으로 이동하면서, 데이터와 알고리즘 확보 여부가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스카이스캐너 최고 AI 책임자 피에로 시에라는 "AI가 여행객의 검색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챗GPT 내 앱 도입으로 자연스러운 대화형 경험과 함께 올바른 선택에 필요한 실제 데이터, 투명성, 비교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AI가 예약과 결제까지 완전히 수행하는 단계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대부분 서비스는 AI가 검색, 추천, 일정 설계를 담당하고, 결제는 기존 OTA나 항공사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 결제 보안과 책임 주체, 글로벌 규제 등 문제 때문에 단기간 내 완전 전환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결제까지 직접 수행하기 위해서는 신뢰성과 책임 구조에 대한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며 "당분간은 AI와 기존 플랫폼이 공존하는 형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미정 기자 certai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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