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할 때 더 담았다” 중국의 기막힌 ‘줍줍’…17개월째 금 사모으는 진짜 이유

중국 중앙은행이 금을 계속 사들이고 있다. 그것도 가격이 급락하는 와중에 더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3월 금 보유량을 약 16만 온스(약 5톤) 늘리며 17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어 8일 중국 증권시보 등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은 총 7438만 온스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6만 온스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금 매입 주체 중 하나로 이번 매입 역시 장기적인 외환보유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매입은 금 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동 분쟁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됐고, 그 여파로 3월 금 가격은 약 12% 하락해 2008년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다른 자산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금을 매도한 점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이처럼 금값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중국은 매입을 멈추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일부 중앙은행이 금을 매도하는 흐름 속에서도 중국이 매수를 지속하면서 금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1년여 동안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달러 자산 변동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금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움직임을 단순한 투자 판단이 아닌 전략적 자산 재편으로 보고 있다. 팡멍 중국 국가금융발전연구실 연구원은 “인민은행의 지속적인 금 매입은 외환보유고 내 비신용 자산 비중을 높이려는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준다”며 “글로벌 통화 체계 재편이 가속되는 상황에서 자산의 안전성과 장기 안정성을 중시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소규모·분할 매입 방식을 통해 시장 충격을 줄이고 매입 비용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타이증권도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탈달러화 흐름과 미국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금의 가치를 지지할 것”이라며 “금은 단순한 투자 자산을 넘어 신용 위험을 헤지하고 자산 재배치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재정 압박에 직면한 러시아는 금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세계금협회(WGC)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올해 1~2월 약 15톤 규모의 금을 시장에 내놓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2002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서방 국가들이 약 3000억 달러 규모의 러시아 해외 자산을 동결한 상황에서 사실상 금이 마지막 현금화 수단으로 활용된 셈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기존의 내부 거래 방식에서 벗어나 공개 시장에서 직접 금을 매도하고 있으며, 그 결과 금 보유량도 2022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인 7430만 온스까지 감소했다.
김여진 AX콘텐츠랩 기자 aftershoc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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