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보험전쟁⑦] 로이즈 웃돈 요구에도 꿋꿋한 코리안리 "K보험은 방파제"

김남희 기자 2026. 4. 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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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보험 쇼크…'로이즈'의 탈출과 '코리안리'의 결단
한국 재보험 코리안리 '역발상 베팅'에 외신의 호평과 경고
외신들 "4월 15일까지의 전시 상황이 코리안리 운명 결정"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편집자주>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글로벌 해상 물류와 금융시장에 연쇄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선박보험과 재보험 시장의 급격한 재가격화는 실제 교역 위축의 직접 요인으로 지목된다. EBN산업경제는 외신 보도를 바탕으로 전쟁 리스크가 보험·해운·에너지 시장으로 확산되는 구조와 파급 효과를 짚어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합의를 압박하면서 미국 동부시간 기준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설정한 시한을 더는 미루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중동 전쟁이 분수령을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 보험사 로이즈 등은 전쟁위험 추가요율(WRAP)을 요구하며 냉혹한 시장의 모습을 보여줬고 한국 재보험사 코리안리는 저가 공세로 국내외 물량을 받아냈다. 

◆호르무즈 4월 쇼크…'로이즈'의 탈출과 '코리안리'의 결단

'로이즈 리스트(Lloyd's List)'와 '트레이드윈즈(TradeWinds)'에 따르면 최근 런던의 주요 신디케이트(공통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결성된 개인이나 단체의 연합체)들은 현지시간 3일을 기점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에 대해 '72시간 계약 취소 통지(NoC)'를 일제히 발송했다. 

이는 기존 계약을 무효화하고 새로운 위험 수치를 반영하겠다는 선언이다. 이 과정에서 전쟁위험 추가요율(WRAP)은 선박 가액의 10~15%라는 사상 초유의 수치까지 치솟았다.

1억5000만 달러(한화 약 2209억원)짜리 유조선이 해협을 한 번 통과하는 데 200억원이 넘는 보험료를 내라는 로이즈의 요구는 사실상 서방 선단에 '운항 중단' 명령을 내린 것과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재구성=구글 ]

◆코리안리의 '역발상 베팅'… 외신의 호평과 경고

런던이 비워둔 자리를 한국의 코리안리가 메우기 시작하자 외신들은 일제히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블룸버그(Bloomberg)'와 'S&P 글로벌'은 5일자 기사에서 "한국의 코리안리가 글로벌 재보험사들의 '패닉'을 틈타 국내외 물량을 저가에 독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런던 대비 10분의 1 수준인 1.0%~1.5% 내외의 요율을 유지하며 한국 선단의 숨통을 틔워줬다. 외신들은 이를 '위험 공유(Risk Sharing)' 철학에 기반한 용기 있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또 한편으로는 "단 한 번의 피격으로도 자본금의 10% 이상이 날아갈 수 있는 위험한 도박"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코리안리가 해외 재보험사에 위험을 재분산(Retrocession)하지 못한 채 독자적으로 위험을 떠안고 있다는 점이 외신들의 집중 타깃이 됐다.

외신은 "코리안리가 런던의 '보험 무기화' 전략에 균열을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런던이 리스크 회피를 위해 시장을 떠날 때, 코리안리는 한국 정유사들의 원가 폭등을 막기 위해 스스로 '금융적 방파제'가 되기를 자처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코리안리의 리스크 모델링인가, 애국적 도박인가"

블룸버그는 5일자 리포트에서 코리안리의 재무적 안정성을 집중 조명했다. 2025년 말 기준 코리안리 킥스는 206.6%다. 블룸버그는 코리안리가 국내 전쟁보험 물량의 90% 이상을 인수한 점을 언급하며, 이를 '계산된 고위험 전략(Calculated High-Risk Strategy)'이라 설명했다.

특히 블룸버그는 코리안리에 대해 서구권 재보험사들이 자본 규제(Solvency II)를 이유로 발을 뺄 때, 코리안리가 위험을 재분산(Retrocession)하지 못한 채 독자적으로 떠안는 것은 "단 한 번의 사고로 자본금이 잠식될 수 있는 위험한 베팅"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블룸버그는 코리안리가 이란과의 외교적 관계와 한국 선박의 낮은 표적 가능성을 데이터화하여 요율에 반영했다는 점에서는 "아시아적 가치에 기반한 정교한 언더라이팅"이라는 호평을 덧붙였다. 

◆"코리안리는 아시아 공급망의 실질적 수호자"

파이낸셜 타임스(FT)는 7일 호르무즈 위기가 한국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분석하며 코리안리의 역할을 치하했다.

FT는 "로이즈의 10% 요율이 소비자 물가를 9.9% 끌어올리는 주범이었다면, 코리안리의 1% 요율은 그나마 한국 제조업의 숨통을 붙여놓는 인공호흡기"라고 비유했다.

특히 FT는 코리안리가 일본, 중국 재보험사들과 암묵적인 공조를 통해 아시아 선단의 물류 안정성을 지탱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글로벌 재보험 권력이 런던에서 아시아로 이동하는 '지정학적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외신들 "성공하면 전설, 실패하면 자살"

4월 첫째 주간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코리안리는 현재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가장 '이질적이고 강력한 플레이어'로 평가받고 있다.

로이즈가 수익을 위해 리스크로부터 도망칠 때, 코리안리는 국가 경제를 위해 리스크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갔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공통적으로 '4월 15일 이전의 전황'이 코리안리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만약 그때까지 대형사고 없이 긴장이 완화된다면 코리안리는 천문학적인 보험료 수익과 함께 '아시아 최고의 리스크 관리자'라는 명성을 얻는다.

하지만 만약 미사일이 한국 국적선을 정조준 한다면 그동안의 낙관은 한국 경제 전체를 뒤흔드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냉혹한 판단이 나온다.

8일 현재 외신이 바라보는 코리안리는 단순한 한국의 재보험사가 아닌 것으로 묘사된다. 이들은 런던의 금융 패권에 저항하며 제조업 국가의 생존을 책임지는 '금융주권의 상징'으로 그려지고 있다.

런던이 올린 10%의 요율 장벽을 코리안리가 끝까지 1%의 힘으로 버텨낼 수 있을지, 전 세계 보험업계가 한국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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