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처럼 지냈는데…" 김치냉장고 시신 유기범 엄벌 호소한 피해자 딸

강교현 기자 2026. 4. 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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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를 살해한 뒤 1년여간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은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절대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연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냉장고에 은닉하고 피해자를 사칭해 가족들을 속이는 등 장기간 범행을 은폐해 엄벌에 처할 필요가 매우 높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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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징역 30년'…항소심 선고 5월 18일
피해자 딸 "항소했다는 것에 더 큰 상처…최대한의 형 내려달라"
군산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전북 군산시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9.30 ⓒ 뉴스1 유경석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기자 = 여자 친구를 살해한 뒤 1년여간 시신을 김치냉장고에 은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장에게 발언권을 얻은 피해자의 친딸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8일 살인과 시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41)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이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정문경 부장판사) 심리로 열렸다.

A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인정 여부를 묻는 재판부 질문에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다.

이날 A 씨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 재판은 바로 결심까지 진행됐다.

검사는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심 결심공판에서도 A 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었다.

이에 변호인은 "피고인이 저지른 범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이 사건 전까지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성실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온 점, 수사 초기부터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고 협조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감경해달라"고 요청했다.

A 씨 역시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갈 유가족에게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재판부는 이날 방청석에 있던 피해자 B 씨 유족에게도 발언 기회를 줬다. 유족들은 재판부의 '할 말이 있느냐'는 물음에 엄벌을 호소했다.

피해자의 친딸은 "피고인과 오랜 시간 가족처럼 지냈다"며 "이런 무거운 죄를 짓고도 항소했다는 것에 더 큰 상처를 입었다. 어떤 처벌이 내려져도 저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이 정말 반성하는지 의문이다.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형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A 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5월 18일 열릴 예정이다.

A 씨는 지난 2024년 10월 21일 군산시 조촌동의 한 빌라에서 당시 사귀던 여자 친구 B 씨(40대)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김치냉장고에 시신을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 또 그는 B 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8800만 원 상당의 대출을 받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9월 29일 오전,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 실종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신고자인 B 씨 동생이 자신의 언니가 1년 동안 메신저로만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이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공조 요청을 받고 수사에 나선 군산경찰서는 같은 날 오후 수송동의 한 원룸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다.

A 씨는 "주식 문제로 다투다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A 씨의 진술에 따라 과거 B 씨와 함께 거주했던 조촌동 빌라에서 B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B 씨의 시신은 김치냉장고에 보관되고 있었다.

조사 결과 A 씨는 범행 이후 B 씨 가족의 연락에 메신저로 답하고, 빌라 월세를 납부하는 등 범행을 은폐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시신을 은닉하기 위해 직접 김치냉장고를 구입했으며, B 씨 명의로 대출을 받거나 보험을 해지한 뒤 받은 돈 8800만원 상당을 가로채는 등 추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대출받은 금액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근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절대적으로 보호돼야 한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연인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냉장고에 은닉하고 피해자를 사칭해 가족들을 속이는 등 장기간 범행을 은폐해 엄벌에 처할 필요가 매우 높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kyohyun2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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