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운용 매각, 입찰 비리 확인 땐 대주주 변경승인 좌초
신수정 2026. 4. 8. 15:12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매각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대주주 변경 승인을 남겨두고 자본시장법상 엄격한 심사 기준을 맞닥뜨리게 됐습니다. 중국계 자본 논란과 안보 우려로 사면초가에 몰린 인수 예정자 힐하우스는 향후 경찰 수사에서 입찰 관련 위법성이 확인될 경우 자본시장법상 '사회적 신용' 요건에 결격,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승인이 좌초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실사를 마치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만 남겨둔 예비 인수자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는 창업자 장레이 대표의 배경과 중국 내 주요 포트폴리오로 인해 사실상 '중국계 자본'으로 평가돼 거센 여론의 역풍에 직면한 상황입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이지스운용이 보유한 데이터센터, 물류망 등 국가 전략 인프라 정보가 중국 측에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힐하우스는 중국 허난성 출신 싱가포르 국적 투자자인 창업자 장레이 대표를 둘러싼 중국계 자본 논란이 있는 곳입니다. 장 대표는 중국 인민대에서 국제금융을 전공한 뒤 예일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한 이후 힐하우스를 설립했습니다. 이후 텐센트·징둥닷컴·메이투안·바이두 등 중국 빅테크 기업의 초기 투자자로 나서며 힐하우스를 성장가도에 올렸습니다.
본사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어 글로벌 PEF로 분류되지만, 베이징과 상하이·홍콩 등 중국 주요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핵심 인력과 포트폴리오도 상당 부분 중국에 치우쳐 있어 중국계 PEF로 보는 시각도 적잖습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20일 논평을 통해 힐하우스를 중국계 자본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을 대한민국의 혈관(물류)·신경망(데이터)·심장(전력)으로 묘사하며 “힐하우스가 이를 인수할 경우 국가 전력 인프라가 중국의 손아귀에 넘어갈 초읽기”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스레드(Threads) 등에선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해 금감원과 국세청 등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정치·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중국계 자본 유입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면서 매각전에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흥국생명이 제기한 '입찰 불공정' 의혹과 그로 인한 법적 공방도 또 다른 걸림돌입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진행될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사회적 신용'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제23조(대주주의 변경승인 등)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집합투자업자)'로 분류되는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자본시장법 제24조(대주주의 변경승인 요건)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제32조에 근거해 대주주 승인을 위한 심사의 세부기준은 △명확한 출자금 출처 △인수 후 재무건전성 유지력 △최근 5년간 금융관련 법령,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는 사회적 신용 등으로 명시됐습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11일 이지스운용 최대주주와 매각주관사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며, 현재 서울경찰청의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위법 여부가 확인된다면 자본시장법상 대주주 변경승인을 허가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감원 자산운용감독국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대주주 변경에 대해선 지배구조법이 적용되고 있고, 현행법상 요구하는 대주주 자격에 대해서 (금융당국이) 심사하게 된다"며 "일각에서 바라보는 우려는 필요 없다고도 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사가 이른시일 내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 수사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보류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관측도 뒤따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단순히 자본의 규모를 넘어, 운영 투명성과 안보적 측면까지 고려하는 보수적인 심사가 이뤄질 수도 있겠다”고 내다봤습니다.

이지스자산운용 사옥. (사진=이지스자산운용)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