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석 우주항공청장 "조직 문제 알고 있어…임무본부장 후임보다 조직 개편 먼저"

조가현 기자 2026. 4. 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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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최소 연 2회 발사해야"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8일 서울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조직 개편 방향과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우주청 제공

"조직부터 바꾸고 사람을 앉히겠다." 6개월째 공석인 임무본부장 자리를 두고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내놓은 답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이 8일 서울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출범 이후 쌓인 비판들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며 조직 개편 방향을 밝혔다.

그는 취임 후 AI를 활용해 그간 제기된 비판들을 가감 없이 정리했다며 조직 구조·인력 운영·산업 진흥 미흡·항공 분야 소외·컨트롤타워 역할 부족 등 다섯 가지 문제를 직접 꼽았다. 오 청장은 "한 번에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오 청장은 이날 우주청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주청은 현행법상 연구를 직접 수행하는 기관이 아니라 중앙행정기관"이라며 "우주항공 분야 국가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을 따고 법을 통과시키고 관계 부처를 설득해 실제로 되게 만드는 것까지가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천문연구원이 중심이 돼야 하고 우주청은 그 연구가 실제로 이뤄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우주청은 설립 당시 전문성을 가진 연구자·산업계 인사가 행정까지 담당하는 이른바 '전문가 행정' 모델을 표방했다. 우주항공 분야 전문가가 정책 결정과 예산 확보, 법안 통과까지 직접 나서는 구조로 이를 위해 임무본부를 차장 조직과 별도로 두고 상당한 독립성을 부여했다. 

오 청장은 이 취지 자체는 옳다고 봤다. 그러나 실제 운영 과정에서 두 조직 간 소통과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오 청장은 "두 조직 간에 협업이 안 되고 단절되어 있다"며 "임무본부장이 청장에게 바로 결재를 올리는 상황이 되면 차장은 그 내용을 전혀 모른 채로 있어야 하고 차장 쪽 역시 임무본부 업무에 협의할 의무가 법적으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건 정부 조직의 기본 원리에 맞지 않는다"며 "당초 취지는 살리되 효율적으로 묶어내는 방향으로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편 방식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오 청장은 "조직을 바꾸면 직제를 바꿔야 하고 이를 바꾸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가급적 일을 많이 벌리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것부터 빠르게 고쳐나가는 방식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 법 개정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현재 6개월 가까이 공석인 임무본부장 후임 인사도 조직 개편 방향이 정해진 뒤에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 청장은 "조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재정비할 건지를 먼저 정해놓고 가야 그다음에 인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후임 인선이 당분간 더 늦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조직 개편과 관련해 그는 지난 3월 18일 조직혁신자문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내부적으로는 조직문화 TF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문위원회 2차 회의는 오는 4월 23일 예정돼 있다.

오 청장은 발사체 분야에서 누리호의 신뢰성과 운영 경험을 쌓기 위한 정기 발사 계획을 공식화했다. 그는 "2032년까지 매년 1회 이상 누리호를 발사하도록 하겠다는 목표 아래 필요 예산 소요를 거의 마무리했고 빠른 사업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신청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타 면제가 승인되면 2027년 예산에 반영되고 이를 통해 2029년 제작할 물량을 업체가 미리 준비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 1회 발사만으로는 상용 발사 서비스 시장 진입이 어렵다는 점도 솔직하게 인정했다. 오 청장은 "1년에 한 번 쏘는 것으로는 상업 발사를 요청하는 고객을 설득할 수 없다"며 "최소 연 2회, 나아가 3회, 4회 이상으로 늘려야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사 횟수를 늘리려면 제작 공정의 효율화, 시험 인증 체계, 발사장 운영 능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며 "현재 발사 후 발사장 재정비에 3개월이 걸리는 구조로는 연간 4회가 한계"라고 덧붙였다. 상용 발사 서비스 시장 진입은 민간 주도로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나로우주센터 고도화, 제2우주센터 구축, 민간 발사장 개방 계획도 제시했다. 차세대 발사체를 위한 신규 발사대 구축은 이미 예타 대상에 선정돼 예산 전용이 이뤄지고 있으며 제2우주센터 구축 기획안은 올해 11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소형 발사체 개발 기업들을 위한 민간 전용 발사장은 2027년부터 개방하기로 하고 오는 6월 운영 방안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재사용 발사체 개발과 관련해서는 "시스템 개념 설계 단계부터 차근차근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 청장은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리는 제41차 스페이스 심포지엄에 참석해 미국항공우주국(NASA) 청장, 국립해양대기청(NOAA) 청장과 공식 회동할 예정이다. 

오 청장은 "실무진 레벨에서 논의해 온 사항이  많다"며 "이번 회동에서 내용을 좀 더 진전시킬 수 있도록 점검하고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심포지엄 기간 유럽·캐나다·아랍에미리트(UAE) 등 우주 개발 기구 수장들과의 양자 협의도 예정돼 있다. 

오 청장은 "우주청과 대학, 출연 연구기관, 산업계가 원팀이 되어 K-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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