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하는 유럽… 韓은 아직 5세대 계획도 ‘미정’
프랑스·독일·스페인도 계속 추진 중
韓, 5·6세대 개발 방향도 확정 안돼
한국형 전투기 KF-21의 양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차기 전투기의 개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글로벌 방산업계에서는 사람 조종사가 무인기까지 조종하는 등의 유무인 복합체계가 6세대 전투기의 개념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본다. 다만 한국에선 유무인 복합에 대한 운용 개념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공식적인 시제 개발 사업도 없어 속도가 늦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이다.

8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영국과 일본, 이탈리아는 지난해 6월 전투기 공동 개발(GCAP)을 위한 합작사 ‘에지윙’을 설립했다. 에지윙의 지분은 영국 BAE시스템스,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각각 33%씩 들고 있다. BAE시스템스는 이 전투기를 6세대로 정의하면서, 지능형 무기와 대화형 조종석, 인공지능(AI) 무인기 등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에지윙은 지난 1일 3국 정부가 전투기 개발 목적으로 설립한 국제기구 자이고와 계약을 맺고, 설계 등에 돌입했다. 실전 배치 목표 시점은 2035년이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도 ‘미래 전투 항공 시스템(FCAS)’을 개발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사업 주도권을 두고 프랑스와 독일이 갈등을 빚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이 공식적으로 밝힌 전력화 시점은 2040년이다.
방산 강국들이 6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에 나선 건 외국산 무기의 의존도를 낮춰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6세대 전투기가 AI와 무인기 군집 제어 등을 포함하는 현 방향대로 개발된다면 자율성은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레이더 데이터와 각종 소프트웨어, 위성 통신망까지 연결돼야 하는데, 외국의 6세대 전투기를 도입할 경우 해당 국가가 전투기 네트워크를 통제하는 셈이 될 거란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개발 비용도 공동 개발의 이유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해 FCAS의 총사업비가 1000억유로(약 15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어떤 국가도 단독으로 6세대 전투기 개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AI뿐만 아니라 고성능 차세대 엔진, 스텔스 기능 등에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또 부품 공급망과 기술력을 유지하고 유출하지 않기 위해 협력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프랑스와 독일의 줄다리기 등 각종 잡음이 있지만, 유럽은 결국 6세대 전투기의 구매자보다 ‘생산자’가 되겠다는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며 “자국 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는 데 따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5세대 전투기에 대한 계획도 확정되지 않았다. 방산업계에서는 광대역 저피탐, 스텔스 기능이 추가된 전투기를 5세대로 분류한다. KF-21 블록Ⅲ 사업에서 해당 기능들이 추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공식적으로 결정된 건 아니다.
6세대 전투기 도입에 관한 로드맵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공군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2040년대 중반 6세대 전투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국내 기술로 개발할지, 해외에서 구매해 들여올지를 두고 여전히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업계에서는 5·6세대 전투기의 개발 계획 확정과 함께 공중 분야 유무인 복합체계의 빠른 사업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세대 기체의 개발 방향이 정해져야 기업들이 투자 등 추후 계획을 세울 수 있다. 개발 계획 단계부터 협력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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