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위장’ 부당지원…공정위, HDC에 171억원 과징금·법인 고발

양영경 2026. 4. 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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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파크몰, HDC 부당지원 통해 458억원 절감
HDC “공정위 판단 사실과 달라” 행정소송 예고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HDC가 경영 위기에 처한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70억원대 과징금과 함께 법인 고발 조치를 받게 됐다.

HDC는 해당 거래가 정상적인 계약이었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공정위는 8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에이치디씨’ 소속 HDC가 계열사 HDC아이파크몰에 사실상 무상에 가까운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한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171억3000만원(잠정액)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순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에치디씨의 부당지원행위 제재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공정위에 따르면 HDC는 낮은 점포 입점률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존속이 불확실한 경영 위기에 처한 계열사 HDC아이파크몰을 지원하기 위해 2006년 임대차 거래로 위장한 방식으로 임대보증금 명목의 360억원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시에 매장 운영 및 관리 권한을 아이파크몰에 위임하고 위임료와 사용수익을 받는 ‘운영관리 위임계약’을 별도로 체결했으며, 임대료와 관리비는 위임료와 상계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거래가 형식적으로는 임대차 및 위임계약의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저금리 자금 대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006년 3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아이파크몰이 HDC에 지급한 사용수익은 연평균 1억500만원 수준으로, 이를 이자율로 환산하면 약 0.3%에 불과했다.

앞서 국세청 역시 해당 거래를 우회적 자금 대여로 판단해 2018년 과세를 진행했다. 이후 HDC는 2020년 7월 계약 구조를 변경해 임대보증금을 333억원으로 조정하고 자금 대여 약정으로 전환했지만, 적용 금리는 연 2.55%로 여전히 시중 조달금리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이런 지원 속에 HDC아이파크몰은 지속적인 영업손실에도 2011년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흑자로 전환했다. 이후 시장 퇴출 위기를 벗어나 2022년 고척점 개장 등 사업을 확장하며 복합쇼핑몰 시장에서 유력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공정위는 이런 행위가 그룹 내 우량 계열사가 자금조달이 어려운 부실 계열사를 지원해 시장 경쟁을 제한하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훼손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HDC아이파크몰은 17년 이상 333억~360억원을 차입하면서도 총 이자 지급액은 47억원에 불과했으며, 정상 금리를 적용할 경우 약 458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과징금은 HDC에 57억6000만원, 아이파크몰에 113억6800만원이 각각 부과됐다. 이는 조사 협조 등을 고려해 10% 감경된 금액이며, 전체 과징금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법정 한도에 따른 것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HDC 법인은 고발하기로 했으나 동일인(총수)인 정몽규 회장에 대한 개인 고발은 의결하지 않았다. 이순미 상임위원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정 회장의 직접 관여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향후 검찰의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 고발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HDC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당시 공실로 어려움을 겪던 상가 수분양자들의 생존과 상생을 위해 동일한 조건의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며, 임대차 거래를 가장한 자금 대여라는 공정위의 판단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아이파크몰이 위치한 민자역사 사업은 구 국유철도운영특례법에 따른 구조로, 애초에 자유로운 경쟁시장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HDC는 행정소송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HDC 측은 “3000여명에 달하는 상가 수분양자들의 피해를 외면하고 공실로 방치됐다면 수천억의 피해가 양산될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이를 구제하고자 한 행위가 부당하다는 결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법적 절차를 통해 해당 행위가 정상적인 거래이고 정당한 행위였음을 소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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