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누가 많이 쓰나” 실리콘밸리서 확산하는 ‘토큰 맥싱’

최근 메타 직원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 사용량을 겨루는 내부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메타의 내부 인트라넷에는 직원들의 AI 토큰 사용량을 집계한 ‘클로드노믹스(Claudeonomics)’ 대시보드가 운영되고 있고, 누가 토큰을 많이 사용했는지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것이다. 이 대시보드는 8만5000명 이상의 메타 직원 데이터를 바탕으로 상위 250명의 AI 파워 유저를 보여준다. 메타 직원들은 여기서 토큰을 많이 사용한 동료 직원을 ‘세션 이모털(Session Immortal)’ ‘토큰 레전드(Token Legend)’라고 부르고 있다. 미 IT 전문 매체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최근 30일간 메타 전체 토큰 사용량은 60조개를 넘었다. 1위 사용자는 평균 2810억개 토큰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 실리콘밸리에서 최근 이와 같은 ‘토큰 맥싱(Tokenmaxxing)’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이는 개발자와 기술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인공지능(AI)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과시하거나 경쟁하는 최신 트렌드다. AI와 함께 일하는 것이 일상화되고, 심지어 빅테크들이 AI 사용량을 인사 고과에 반영하면서 AI를 많이 쓰는 것을 보여주는 문화가 생겨난 것이다. 토큰을 많이 쓰면서 “나는 AI를 잘 쓰는 사람”이라고 과시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토큰 사용량이 일종의 사내 평판 자산처럼 작동하고, AI 투자 비용 자체가 생산성 과시 수단으로 변하고 있다. 실제 메타 내부에서는 토큰의 사용량이 해고에 영향을 준다는 소문이 돌면서 직접 부사장이 직원들에게 “토큰 사용량이 해고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명하기도 하고, 하루에 토큰을 40만개 이상 사용한 직원에 대해서 매니저가 사용 출처를 확인하기 위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토큰 맥싱 문화 탓에 마이크로소프트(MS) 산하 깃허브의 트래픽도 폭증 중이다. 깃허브에 제출된 AI 에이전트 관련 요청은 지난해 9월 약 400만건에서 올해 3월 1700만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최근 6개월 사이 공개 깃허브에서 클로드 코드를 이용해 코드를 수정한 기록이 약 25배 늘어났다.
빅테크 경영진도 이런 분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연봉 50만달러 엔지니어가 연 25만달러어치 AI 토큰도 쓰지 않는다면 매우 우려할 것”이라고 했고, 앤드루 보즈워스 메타 CTO도 한 엔지니어가 연봉에 맞먹는 수준의 토큰을 쓰면서 생산성을 최대 10배 높였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토큰의 절대적 사용량이 AI를 통한 생산성 증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AI를 잘 써야 한다는 강박이 AI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토큰을 태우며 AI를 적극 활용하느냐로 잘못 번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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