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만난 인연, 걷고 사유하는 통로 '제주 올레 여행' 등 [책소개]

조혜정 기자 2026. 4. 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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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7일 별세했다.

23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완주하며 고향 제주를 떠올린 그녀는 제주도에 '길'을 내겠다는 일념으로 사단법인 '제주올레'를 설립했다.

그녀가 2024년 펴낸 책 '제주 올레 여행-놀멍쉬멍'과 그녀에게 '길'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은 스페인 산티아고 관련 도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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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이 7일 별세했다. 23년의 기자 생활을 마치고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완주하며 고향 제주를 떠올린 그녀는 제주도에 ‘길’을 내겠다는 일념으로 사단법인 ‘제주올레’를 설립했다. 제주도 전역에 꾸려진 스물 일곱 개 코스, 437km의 길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엔 걷기여행길, 둘레길 등 걷고 사유하는 통로가 늘었다. 그녀가 2024년 펴낸 책 ‘제주 올레 여행-놀멍쉬멍’과 그녀에게 ‘길’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은 스페인 산티아고 관련 도서를 소개한다.

도서 '제주 올레 여행'. 북하우스 제공


◇ 제주 올레 여행(서명숙 지음)

시사주간지 최초의 여성편집장을 역임한 저자는 어느 날 홀연 걷기 여행을 떠났다. 스페인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산티아고 길 보다 더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자신의 고향 제주에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2007년 9월8일 제주서귀포 시흥초등학교~수마포해안을 걷는 제1코스를 개장했고 2022년 6월 추자에 18-2코스를 끝으로 437km의 제주올레길을 완성한다.

서씨는 ‘집에서 거리길로 나가는 골목’을 뜻하는 단어 ‘올레’를 제주와 육지를, 제주와 세계를 잇는 길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붙였다. 바당올레, 하늘올레, 제주올레길은 시간에 쫓기고 일에 지친 이들이 걷고 쉬며 생각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길이다.

올레 길을 만들기 위해 때로는 해병대 장병들의 도움을 받아 손으로 일일이 돌을 옮겨 울퉁불퉁한 바위길을 평탄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사람의 발길이 끊겨 30여 년 동안 사라졌던 길을 복원해내기도 했다.

자동차 네 바퀴로는 볼 수 없는 데, 두 발로는 볼 수 있는 것. 차량으로 스쳐가면서 차장 너머로 본 풍경이 아닌 제주 속 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올레길은 제주의 오름과 바다, 나무와 들꽃, 하늘과 바람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길을 지향한다.

2024년 발간한 이 책에는 제주에 길을 만드는 여자의 꿈과 열정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녀가 걷기에 중독된 사연과 산티아고 길에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기록, ’제주올레'길을 완성하기까지 웃음과 눈물이 뒤범벅된 사연, 올레 길에 사는 멋진 제주인들과 올레를 찾는 올레꾼들 이야기들이 유쾌하고 가슴 찡하게 펼쳐진다.

도서 '지금 산티아고에 가도 될까요'. 서쪽나무 제공


◇ 지금 산티아고에 가도 될까요(정명희 지음)

한 여행사의 조사에 따르면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는 연령별 분포 1위는 45~65세로 나타났다. 40.5%를 차지한 중년들은 인생의 전환기, 은퇴 전후로 ‘나를 위한 시간’을 찾기 위해 이 길을 택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그들은 여행을 마칠 즈음 “진작 올걸” 탄식한다. 막상 수백 킬로미터를 걷는다는 생각에 체력과 비용 걱정, 낯선 곳에 대한 두려움이 앞선 그들은 걸음으로써 얻는 성찰에 마음이 충만해짐을 느낀다.

‘지금 산티아고에 가도 될까요’의 저자 역시 적지 않은 나이의 여성이 처음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800km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역사를 전공하고 10여년 시민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어느 날 문득 산티아고 순례를 떠난다. 걷고, 먹고, 자고, 일어나 또 걷는게 전부인 산티아고 길에서 만난 인연, 걷는 과정에서 겪은 고통과 회복의 과정을 담백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저자는 “전세계인이 모인 산티아고 길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의 이름을 묻고 그 인연을 떠올리며 오늘을 추억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느꼈다”고 말한다. 마침내 34일을 걷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걷기 여행의 여정을 담은 이 책은 순례객들에게, 독자들에게, 저자 자신에게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용기가 현재를 살아갈 힘을 전한다.

조혜정 기자 hjc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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