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카드 한 장에 수백만 원…팬 굿즈 넘어 '시세 상품' 된 아이돌 포카

6일 오후 4시께 서울 중구 명동의 포토카드 전문 매장 ‘포카스팟’ 명동점은 포토카드를 사려는 손님들로 붐볐다. 매장은 태블릿 형태의 키오스크에서 원하는 포토카드를 고른 뒤 결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화면 속 포토카드는 다양한 가격대를 지니고 있었지만, BTS와 엔하이픈 등 일부 인기 그룹의 포토카드 중에는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것들도 여럿 보였다. 업체 관계자는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며 “많게는 수백만 원 단위로 구매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고가 거래도 낯설지 않다. 포카마켓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BTS 정국 포토카드는 150만 원, 에스파 윈터 포토카드는 130만 원에 거래됐다. 또 다른 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에서는 르세라핌 김채원 포토카드가 17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2024년에는 BTS 지민 포토카드가 300만 원에 거래된 사례도 확인됐다. 포토카드 거래 자체는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예전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원하는 포토카드를 모으기 위한 교환과 거래가 이어져 왔다. 다만 최근에는 포토카드 시장이 과열되면서 가격이 지나치게 치솟고 있다.

특히 엔터테인먼트사가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정 배포 행사와 앨범 종류를 늘려 포토카드 희소성을 키우고, 팬들이 선호하는 착장과 포즈, 표정이 담긴 이른바 ‘예쁜 포카’를 고가 굿즈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소비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6일 명동에서 만난 A씨는 “예전에는 최애 멤버 포토카드를 모두 모으는 게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모아야 할 종류가 너무 많아져 즐기면서 수집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수집 욕구는 그대로인데 입수 경로는 더 복잡해지고 수량은 제한되면서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포토카드 시장 과열은 또 다른 문제도 낳고 있다. 희귀 포토카드를 노린 전문 판매업자가 공개방송과 팝업스토어를 찾아 팬들의 수요를 선점하기도 하고, 암표처럼 포토카드 증정 기회를 되파는 일도 벌어진다. 고가의 공식 포토카드를 모방한 가짜 포토카드가 판매되거나 이를 이용한 중고거래 사기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포토카드를 구매하는 이들의 중심에는 여전히 수집 욕구가 있다. 많은 팬은 포토카드를 좋아하는 가수의 얼굴이 담긴 애정의 대상으로 여기고, 자신이 모은 카드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하며 즐거움을 나눈다. 다만 최근에는 거래 가치 부각이 심화되면서 포토카드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포토카드가 팬심의 기록으로 남으려면 과열을 부추기는 판매 방식과 고가 거래 구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원혁 인턴기자(writer@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