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고용’ 포스코, 직원 평균연봉 1억대···로또취업에 재무부담 우려
S&P 신용등급 ‘BBB+’ 하향 직후···동일연봉 적용시 단순 계산상 인건비 8000억 확대
HR 공정성 논란 등 반발 확산, 직군 설계·보상체계가 관건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포스코가 글로벌 신용등급 하향이라는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7000명 직고용이라는 재무적 배수진을 쳤다. 이는 십수년 간 이어진 법적 분쟁을 종식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뿌리 뽑겠다는 경영진의 강력한 쇄신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동시에 수천억원 이상 급증할 인건비 부담과 채용 공정성 논란이 이번 결정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28건 소송·노란봉투법···법·제도 압박 속 직고용 전환
8일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을 순차적으로 직접 고용하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대상은 입사를 희망하는 현장 인력으로 채용 절차를 거쳐 단계적 전환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약 15년간 포스코를 옥죄어온 사법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포스코는 하청노동자 근로자 지위 확인을 두고 지난 2011년부터 총 28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특히 2022년 대법원의 불법파견 인정 판결 이후 하급심에서도 유사 판결이 이어지며 법적 리스크가 확대된 상태다. 장기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잠재적 배상 부담과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여기에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 논의도 영향을 미쳤다.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확대하는 방향의 입법 환경이 형성되면서 원·하청 구조 유지에 따른 법적·제도적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용등급 하향 직후 인건비 부담···제2 인국공 우려도
문제는 시점과 파급효과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지난달 포스코의 장기발행자 신용등급과 채권등급 기존 'A-'에서 'B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S&P는 자본지출 증가로 영업현금흐름 대비 부채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7000명 규모의 직고용은 연간 수천억원대 인건비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 포스코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미등기임원을 제외한 임직원 평균 급여는 1억1600만원이다. 직고용한 7000명에 대해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한다면 단순 계산으로는 종업원 급여에만 연간 8000억원 이상의 급여가 추가 지출되는 셈이다. 철강 업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이차전지 소재 사업 역시 투자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정비 확대는 재무 구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등급 하향 이후 추가적인 비용 증가가 이어질 경우 조달금리 상승과 추가 등급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는 공정성 논란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기존 공채를 통해 입사한 직원과 달리 별도의 채용 경로로 정규직이 되는 구조가 형평성 문제를 자극해서다. 블라인드 등 일부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취업 경쟁을 경험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로또 취업'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반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직고용 발표 이후 핵심 과제는 보상 체계의 정교한 설계라고 말한다. 직고용 인력을 기존 정규직과 동일한 트랙으로 편입할지 별도 직군으로 운영할지에 따라 갈등 양상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동일한 보상체계를 적용할 경우 재무 부담이 확대되며 신용도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고, 차등 구조를 둘 경우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또 다른 법적 불씨를 남기게 된다. 이는 과거 인국공 사태 때 노동 가치 인정과 채용 절차의 형평성 충돌한 점과 흡사하다. 또한 단계적 전환 과정에서 대상자 선정 기준과 절차의 투명성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기준이 불명확할 경우 또 다른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이번 행보가 산업계의 노사 상생의 이정표가 돼서 확산할지, 아니면 기업 경쟁력 추락과 내부 분열의 시작점이 될지 향후 정교하고 투명한 직군 설계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신용등급 하향 국면에서 재무 부담과 내부 갈등이 동시에 확대될 경우 기업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포스코의 이번 결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 및 고용 안정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경영 효율성과 조직 통합 측면에서는 재무적 부담 및 조직융합‧내부 형평성 관리 등 중장기적 과제를 안고 있다"며 "1인당 노동 생산성 극대화, 정교한 인사(HR) 관리, 채용시장의 공정성 가치 수호 등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아직 보상 기준 등 세부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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