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서재] 《니체의 초월자》 “세상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기준으로 살아라”

[한국독서교육신문 장선영 기자]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를 잘 기르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육아서를 읽고 교육서를 찾으며 끊임없이 공부하지요. 그런데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달리 현실의 일상에서는 아이와 힘겨루기를 하게 되고, 사소한 일에도 다투게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아이의 욕구를 이해하면서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는 대개 부모의 의지 부족 때문이 아니라, 아직 충분히 치유되지 않은 부모 자신의 내면아이 때문입니다. 어린 시절 상처받고 인정받지 못했던 감정이 남아 있으면, 아이의 행동이 그 상처를 건드릴 때 감정이 먼저 반응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이와의 갈등은 사실상 아이와 부모의 싸움이 아니라 부모 안에 있는 어린 자아와의 싸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부모교육 강의에서 늘 이렇게 말합니다. 육아는 아이를 키우는 시간인 동시에 부모가 자기 안의 내면아이를 다시 양육하는 시간이라고 말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과정 속에서 부모는 스스로의 상처를 돌아보고, 미처 성장하지 못한 내면을 이해하며, 더 자유롭고 온유한 사람이 되어가는 여정을 걷게 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부모가 의식적으로 성장할 때 비로소 아이에게도 건강한 사랑을 건넬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에게 독서는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자기 성찰의 도구가 됩니다.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일상 속에서 자신에게 대입해보며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을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이러한 자기 성찰의 독서에서 철학은 특히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철학은 우리에게 정답을 주기보다 질문을 던지며, 삶을 바라보는 기준을 다시 세우게 하기 때문입니다.
김철 작가가 쓴 《니체의 초월자》는 바로 그런 책입니다. 이 책은 니체 철학의 핵심 사상을 오늘의 언어로 풀어내며, 인간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존재로 성장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초월자'는 남보다 뛰어난 존재나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자기 신념으로 살아가는 인간, 그리고 고통과 혼란 속에서도 자신을 극복하며 성장하는 인간을 의미합니다.
니체는 인간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이 되었는가?"
이 질문은 부모에게도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좋은 부모'라는 사회적 기준을 따라가느라 정작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정해 놓은 육아 방식과 비교 속에서 흔들리다 보면 아이와의 관계도 점점 긴장과 불안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그러나 니체의 철학은 분명하게 말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흔들려도 자기 중심을 가진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책 속에는 인간의 욕망과 관계, 고통과 성장에 대한 통찰이 짧은 글 형태로 담겨 있습니다. "고독은 자기 삶을 책임진 사람의 몫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사랑하라", "진정한 자유란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다"와 같은 문장들은 읽는 순간 삶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특히 니체가 말하는 자기 극복의 정신은 부모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아이를 바꾸기 위해 애쓰기보다 먼저 자신을 이해하고 성장하려는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또 하나 중요한 메시지는 고통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니체는 이를 '아모르 파티(Amor Fati)'라는 말로 설명합니다.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뜻입니다. 육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와의 갈등, 예상치 못한 어려움, 부모로서의 불안은 제거해야 할 실패가 아니라 부모가 성장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이 관점이 생기면 육아는 부담이 아니라 자기 성장의 여정으로 바뀌게 됩니다.
결국 니체의 철학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합니다. 세상이 만든 기준을 따르지 말고 자신의 기준을 세우라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기 중심을 세울 때 아이에게도 안정된 세계가 만들어집니다. 부모가 흔들리면 아이도 흔들리고, 부모가 단단해지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한 독서로도 읽을 가치가 있습니다. 비교와 경쟁, 불안과 자기부정이 가득한 시대 속에서 니체의 사상은 우리에게 자기 자신을 돌아볼 용기를 줍니다. 부모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돌볼 수 있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육아의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수행은 아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육아에서 최고의 도'라고 표현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최고의 도는 '냅도'입니다."
아이를 믿고 기다리는 태도, 아이의 성장 속도를 존중하는 태도, 그리고 부모 자신을 돌아보는 태도 말입니다. 이런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모 자신의 내면이 단단해져야 합니다.
그 단단함을 만들어 주는 철학적 사유를 이 책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아이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 그리고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니체의 초월자》를 천천히 반복해서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아이를 잘 키우는 최고의 도는
결국 부모가 먼저 자신을 극복하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 데서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