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민원인도 주차 못한다고?”…차량 2부제 첫날 곳곳에서 터져 나온 불만 [세상&]

전새날 2026. 4. 8.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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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0시부터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전국 공영주차장 3만여곳은 5부제 적용
차량 5부제 적용 대상인 뒷자리 3번 차량이 공영주차장 출입이 막혀 회차를 하는 모습. 정주원 기자

[헤럴드경제=전새날·정주원 기자] 8일 0시를 기해 공공기관 대상 차량 2부제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5부제가 동시에 시행됐다. 단순한 이동 불편을 넘어 정책 적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충분한 안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까지 이어지며 현장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부제 첫날 입차하던 차량 줄줄이 회차
민원인도 5부제 적용…“제지당해 당황”

차량 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8시께 서울 중랑구청 주차장 입구에선 입구를 통과하지 못하고 돌아 나가는 차들이 보였다. 중랑구 행정지원팀 직원들은 이날 아침부터 주차장 입구에 배치돼 직접 차량을 통제했다. 끝자리 번호를 확인한 뒤 해당 요일 운행 제한 대상 차량은 곧바로 회차를 유도했다.

직원은 홀짝제, 민원인은 5부제로 확대 운영됨에 따라 주차장에는 차량 자체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해당 주차장은 출입구가 한 곳으로 평소 출근 시간대 차량이 줄지어 순번을 기다리는 곳이다. 만차가 되던 주차장은 절반이 텅 비었다. 주차된 차도 대부분이 부제 적용에서 빠지는 전기차였다.

현장에서는 제도 변화에 따른 혼선이 곧바로 나타났다. 중랑구청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2부제 내용을 안내하고 있지만 여전히 헷갈려 규정을 어기고 진입하는 경우가 있다”며 “입구에서 적발이 되면 인근 아파트 단지에 주차하는 사례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봉수대공원 공영주차장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해당 주차장에서는 사람이 직접 나와 통제하진 않았지만 차량 번호 끝자리를 인식하는 시스템을 통해 3·8번 차량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었다. 끝자리 3번 차량이 입차를 시도하다 차단봉에 막히면서 뒤따르던 차들의 줄이 늘어서며 한때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민원인들도 혼란을 겪었다. 구청을 찾은 김모(43) 씨는 “민원인까지 5부제가 적용되는 줄 몰랐다가 입구에서 제지당했다”며 “근처 공영주차장도 기계가 막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중랑구청 보건소를 방문하기 위해 공영주차장을 찾은 또 다른 방문객 최모(36) 씨 역시 “항상 만차라 운 좋게 자리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유가 있었다”며 “회차 과정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는데 좀 더 유연한 안내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8일 오전 서울 중랑구청 주차장 입구에 승용차요일제 안내문이 붙은 모습. 정주원 기자

기후환경에너지부에 따르면 공영주차장 5부제는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설치·운영하는 노상 및 노외 유료주차장 약 3만 곳이 대상이다. 다만 전통시장·관광지 인근, 환승주차장, 교통량이 적은 지역 등은 제외될 수 있다.

또 기후부는 청사 주차장 외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불법 주차를 통해 차량을 운행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청사 인근을 매일 1회 단속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단속은 권고가 아닌 의무 사항이다.

하지만 시행 첫날부터 현장에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알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공공기관은 2부제, 공영주차장은 5부제가 적용되는 구조 속에서 예외 적용 기준과 단속 방식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서울의 한 공공기관 직원 김모(30) 씨는 “예외로 인정되는 공공주차장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구체적인 목록이 없어 어디를 이용할 수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며 “공영주차장은 5부제라고 하는데 공공기관 직원이면 결국 2부제 기준으로 단속이 이뤄지는 것인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7일 기준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 2000원 돌파
제도 강화에 교통 불편 지역 근무자 불만 커져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ℓ)당 2000원 선을 넘어서며 고유가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사진은 지난 7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연합]

정부가 이번 조치를 시행한 것은 최근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중동 지역 긴장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3년 8개월 만에 리터(ℓ)당 2000원을 돌파했다.

다만 현장에서는 제도가 강화되며 불만의 목소리도 커진다. 특히 교통이 불편한 수도권 외곽과 지방 근무자들은 자차 의존도가 높다. 경기 남양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육행정 공무원 박모(30) 씨는 “차가 없으면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배차 간격도 30분 이상 길어 출근 자체가 부담”이라며 “차로 20분이면 갈 거리를 대중교통으로 1시간 넘게 이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부제도 힘들었는데 2부제는 왔다 갔다 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며 “업무 의욕도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경남 함안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임모(39) 씨는 “면 지역이라 출근 시간을 맞추려면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준비해야 한다”며 “중간에 조퇴하거나 급히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가야 할 때는 대응할 방법도 없다”고 호소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직원들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응책도 내놨다. 이날부터 한시적으로 등·하교 셔틀버스 노선을 증차한 서울대학교가 대표적이다. 다만 이러한 대응이 일부 기관에 그칠 경우 체감 불편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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