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없이 모든 악보 외워서 연주합니다"
[EBS 뉴스12]
모든 단원이 시각장애 연주자로 구성된 오케스트라, 한빛예술단이 국립극장 무대에 오릅니다.
지휘자도, 악보도 없이 모든 곡을 외워서 연주한다고 합니다.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산에서는 '숯의 작가' 이배의 개인전이 열립니다.
황대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학에서 트럼펫을 전공하다 시각장애인이 된 김은빈 연주자.
시력을 잃는 것만큼이나 악기를 연주할 수 없게 되는 일이 두려웠습니다.
인터뷰: 김은빈 트럼페터 / 한빛예술단
"저는 처음에 장애인 됐을 때 이제 악기를 다시는 못 할 줄 알았거든요. 악기밖에 했던 게 없는데 이걸 다시 못 하게 되면 나는 이제 뭐 하고 살아야 되지…"
하지만 김 연주자는 한빛예술단을 만나 20년째 트럼펫 연주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원이 시각장애인 단원으로 이뤄진 한빛예술단은 지휘자도, 악보도 없이 모든 곡을 외워서 연주합니다.
인터뷰: 김은빈 트럼페터 / 한빛예술단
"음원이나 이제 점자 악보 같은 걸로 이제 악보를 먼저 외우고요. 감독님께서 송신기로 말씀을 하시면 저희가 수신기로 들어서 박자를 같이 맞춰서 합주를 합니다."
모든 연주자들이 높은 집중력을 발휘해 한 호흡으로 무대를 완성시켜 가는 한빛예술단의 연주에는 음악을 넘어서는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인터뷰: 김은빈 트럼페터 / 한빛예술단
"제가 비장애인이었을 때 장애인은 아무것도 못 할 거라고 생각했잖아요. 근데 다 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그 과정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장애인들도 다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한빛예술단은 이번 토요일, 처음으로 국립극장 무대에 오릅니다.
첼리스트 홍진호, 배우 정영주와 호흡을 맞춰 음악으로 하나되는 순간을 선사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김종훈 음악감독 / 한빛예술단
"저마다의 그런 인생이 녹아든 아주 진한 음악을 무대에서 선보여서 마음의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에게 감동을 주는 그런 음악을 같이 나누고 싶은…."
거대한 숯 묶음이 8미터 높이의 기둥을 이루었습니다.
무게만 7톤에 달하는 숯들이 먹으로 그은 붓선처럼 하늘로 향하며 정화와 치유에 대한 염원을 드러냅니다.
바닥과 벽면이 모두 새하얗게 도배된 공간에 들어서면, 따스한 빛이 온몸을 감싸 안는 느낌입니다.
여백의 미로 가득찬 벽면에 도드라진 붓질.
자세히 보면, 3만 5천개의 스테이플러 심을 박아 붓질처럼 보이게 한 작품입니다.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간 뒤 '숯의 작가'로 불려 온 이배 작가는 반복되는 재앙에 맞서는 치유의 마음을 이번 전시에 담았습니다.
인터뷰: 이배 작가
"점점 더 많은 어떤 전쟁이라든지 어쩌면 더 많은 어떤 재앙들이 자꾸 생겨나고 있어서 농부가 땅을 파는데 기도를 하면서 땅을 파는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뮤지엄 SAN이 개관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국내 작가의 개인전으로, 안도 타다오의 건축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이배 작가의 작품 39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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