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의 도서관통신 120] 국가도서관위원회 소속 변경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본다
-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상 강화’란 더불어민주당 공약은 헛말이 아니길
- 왜 국가도서관위원회는 대통령 소속이어야 했는가?
- 처음 위원회 설립 과정을 다시 살펴보자
-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중요
[한국독서교육신문 이용훈 도서관문화비평가]
결국 국가도서관위원회 소속이 대통령에서 국무총리로 바뀌게 되었다
거대한 봄이 왔다. 그런데 도서관계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고 오히려 겨울이 다시 온 것 같다. 2007년 대통령 소속으로 만들어져서 그동안 꾸준히 도서관 정책을 입안하고 이끌어 오면서 국민에게 더 좋은 도서관 문화와 이용 환경을 만들어 온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지난 달 국회에서 설치·운영의 근거가 된 「도서관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국무총리 소속으로 위상이 다시 정리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도서관계는 (사)한국도서관협회를 중심으로 여러 단체와 사서, 관계자 등이 함께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제시했음에도 결국 3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어 대통령 소속에서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되는 것은 곧 다가올 현실이 되었다. 이 사안을 두고 그게 뭔 문제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그동안 몇 차례 폐지 시도도 있었고, 지난 해 정부가 소속 변경(대통령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을 추진했을 때 도서관계는 왜 반대해 왔는지를 다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이제 어쩔 수 없이 소속을 변경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제대로 챙겨 이후 국가도서관위원회가 국무총리 소속으로라도 더 나은 도서관 정책 기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조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상 강화'란 더불어민주당 공약은 헛말이 아니길

필자를 포함한 도서관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어려운 국가 상황 속에서도 차근차근 정치 분야는 물론 경제나 사회 전반에 있어서도 속도감 있게 공약을 실행하면서 국가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오고 있기에 공약집에 명시한 것처럼 도서관 관련해서도 새로운 도서관 정책 체계를 더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다만 현 제8기 국가도서관위원회 임기가 4월 7일인 점을 고려할 때 왜 제9기 위원장 임명과 위원 위촉 움직임이 없는지는 궁금했다.
그런 중에 느닷없이 2월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국가도서관위원회 소속을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해 기존에 제출된 2가지 법률개정안을 통합한 대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 보냈다. 법사위는 3월 11일 수정가결하고 본회의에 회부 한 것이다. 법사위 통과 이후 상황을 알게 된 도서관계 등은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의 노력을 했지만, 이미 되돌리가 어려웠다. 결국 3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대안이 강득구 의원의 반대토론이 있었음에도 표결 결과 가결되었고, 이제 정부로 이송되어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기 직전이다.
왜 도서관계는 국회에서 기존 제출되어 있었던 정부 제출안이 국회 소관 위원회에서 이처럼 빠르게 처리되는 과정에서 추진 내용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을까? 한국도서관협회 등이 3월 19일에 발표한 성명서 '국가도서관위원회 소속을 변경하는 도서관법 개정을 즉각 철회하라'에서 "이처럼 중대한 정책 변화가, 계류되어 있던 법안(24년 12월 발의)의 '대안'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의견 수렴 과정 없이 추진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도서관협회 회장 이진우는 [도서관법 일부 개정 법률안(대안)] 국회 본회의 통과된 직후 페이스북에 "죄송합니다..., 2024년 12월에 도서관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문체부장관 소속으로 상정되었던 도서관법 개정안이 국회 문광위에 계류되어 있다가 이번에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되어 통과되었습니다. 이 과정에 협회와 현장에 의견 검토는 없었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회나 문화체육관광부, 국가도서관위원회 등은 법률 처리 과정에서 이와 같은 사정을 도서관계와 사전에 충분히 공유하고 다시 한번 도서관계 의견을 확인해 봤다면 좋았을텐데, 이 점이 너무 아쉽다. 향후 이러한 상황에 대해 도서관계 내부에서도 점검이 있겠지만, 국회나 문화체육관광부, 국가도서관위원회도 도서관계와 충분히 사전에 소통하면서 설득이나 이해 도모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이유나 향후 대책을 마련하면 좋겠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공식 선거 공약으로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했음에도 도서관계가 그렇게도 강력하게 반대해 온 국가도서관위원회 소속을 국무총리로 변경했는지, 그것이 과연 위상을 강화하는 방법인지 등에 대해서 점검해 선거 때의 공약이 헛말이 안되게 해 주시리라 믿는다.
왜 국가도서관위원회는 대통령 소속이어야 했는가?
일부에서는 국가도서관위원회가 왜 굳이 대통령 소속이어야 하는지, 그동안 국가도서관위원회가 대통령 소속으로 있으면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 냈는지 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필자는 대통령으로서 할 일과 국무총리로서 할 일의 범위나 내용, 집행력의 수준 등에 차이가 있다면, 위원회의 소속이 대통령이냐 국무총리냐 하는 것도 그와 같은 위상이나 행정력의 차이가 있지 않겠느냐 생각한다. 어떤 형식의 국가 행정조직도 결국은 실질적으로 행정이나 사회 전반의 변화를 얼마나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고, 이를 위해 어떤 규모의 조직과 재원, 필요한 수준의 행정력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삶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큰 도서관 서비스는 대부분 공공 영역에서 감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서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책무가 있는 국가나 지자체의 더 강력한 투자와 행정 지원 등이 여전히 필요하다. 그렇다면 행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의 관심과 적극 개입이 중요하고, 그래서 국가도서관위원회는 여전히 대통령 소속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 위원회 설립 과정을 다시 살펴보자
국가도서관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으로 만들었던 2006년, 2007년 때로 잠시 돌아가보자.
국가도서관위원회는 2006년 9월 국회에서 통과된 「도서관 및 독서문화진흥법 전부개정법률안」(이미경의원등 47인)(2026.10.4. 정부 공포)에 근거조항이 처음 마련되었다. 당초 처음 국회에 제출된 안에서는 '도서관발전을 체계적·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하여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도서관 정책 수립·추진을 의무화'하는 조항(안 제12조 및 안 제13조)을 두어 문화관광부장관(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5년마다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특별시장·광역시장 및 도지사는 종합계획에 기초하여 매년 12월말까지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도록 강제하였다. 그 과정에서 장관은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안 제15조)의 심의를 받도록 했는데, 처음에는 국무총리 소속하에 두도록 했다. 그러나 상임위원회 논의 과정에서 '도서관 정책기능강화를 위해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국무총리소속에서 대통령소속으로 변경'하고 도서관발전종합계획 수립주체를 문화관광부장관에서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변경하였다.

새로 제정된 「도서관법」(법률 제8029호)은 2007년 4월 5일 시행되었고, 이 법률에 근거해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도서관법」 개정에 따라 2022년 12월 8일부로 국가도서관위원회로 명칭 변경)가 설치되었다. 제1기 위원회는 2007년 6월 12일 한상완 위원장과 위촉직 13명, 당연직 9명등 22명으로 구성하고 세종로 정부청사 근처에 있는 도렴빌딩 1층에 위원회와 사무기구(도서관정보정책기획단) 사무실을 마련했다. 6월 19일에는 당시 권양숙 여사와 주요 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식을 가졌다. [문화체육관광부 보도자료(2007.6.19.) 참고] 이후 현재 제8기에 이르기까지의 쉽지 않았던 위원회의 역사는 국가도서관위원회 '홈페이지>위원회 활동>활동보고서'(다만 제1기 활동보고서는 없고, 제7기까지의 활동보고서가 올려져 있다)를 참고하면 된다.

더해서 2022년 당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상을 문화부 소속으로 변경하려고 한 것에 대해 한국도서관협회 등 30여 단체의 연대 반대 성명이 발표된 바 있다. 대통령 소속 위원회로의 존치 필요성과 이유를 5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다시 읽어보면 좋겠다.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가 중요
한상완 제1기 위원장의 칼럼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지금까지 묵묵히 도서관계 현장에서 어렵고 어두웠던 도서관문화의 현장을 지키며 헌신했던 전국의 도서관인도 이제 과거에 시야를 매어두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는 이제 도서관문화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에 서 있으므로, 너무 조급하거나 환상에 기대지는 않으면서 힘찬 발걸음으로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와 함께 도서관문화의 창달을 위한 희망찬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기를 기대한다"
이제 개정된 법률이 공포된 이후 6개월이 지나면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될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와 조직으로 제대로 성과를 내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도서관계 등 관계 부문과 어떤 방식으로든 적극 소통해야 한다. 도서관계도 더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위원회 모습을 잘 정리해서 적극 설득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국무총리실이 문화체육관광부나 국가도서관위원회와는 물론 도서관계와도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논의하면서 함께 더 나은 도서관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 주길 바란다. 법률 개정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이었다는 말은 더이상 나오지 않아야 한다.
우선 정부는 국가도서관위원회 제8기가 오늘(4월 7일)로 임기가 끝나는데, 활동에 공백이 없도록 즉각 제9기 위원회를 구성하길 바란다. 일단 대통령 소속으로 임명해 활동하도록 한 다음에라도 개정된 「도서관법」 부칙 제3조(국가도서관위원회의 소속 변경 등에 관한 경과조치)에 따라 그대로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되고, 위원장이나 위원의 임기는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소속이 변경된다는고 해서 또다시 몇 달의 공백기간을 두지 말고 즉시 제9기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길 바란다.
아울러 위원회의 사무를 지원하는 조직(「도서관법」 제11조에 따른 사무조직)의 안정적 운영이 필요하다. 2024년 12월 26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가도서관위원회 사무 운영 TF 구성 및 운영계획 보고'라는 문서를 생산했다. 이에 따르면 '행안부의 국가도서관위원회 사무국 별도조직 연장 불허('24.11.)로 도서관법상의 국가도서관위원회 운영을 위해 현 8기 위원회 임기('24.4.~'26.4.)까지 한시적으로 임시조직 구성·운영 필요'하기 때문에 국가도서관위원회 사무국 인력과 예산 등을 문화체육관광부 도서관정책기획단 내 임시조직으로 변경해 2026년 6월까지 제8기 위원회 활동을 지원하도록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7월 이후에는 도서관정책기획단으로 사무국 기능을 통합 운영할 계획을 밝혔다. 현 사무국 조직이 향후 위원회 소속 변경 이후에 총리실 안에서 어떻게 자리를 잡도록 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한다. 기존 활동을 통해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의 재조직이 필요할 것이다.
국가도서관위원회 소속을 대통령에서 국무총리로 변경하는 이유가 '도서관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수립·심의·조정하는 국가도서관 위원회의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다고 했다. 국가도서관위원회를 설치한 이유가 국가의 도서관정책을 제대로 수립해 추진하라고 한 것인데, 대통령 소속으로 있던 동안 그러한 목적을 충실하게 달성하지 못한 것을 인정하고 이제 확실하게 잘 해 보겠다는, 보라고 소속을 변경한 것이라고 이해하자. 이후에는 진정 국무총리 소속으로 도서관 관련 행정 각부의 정책을 지휘·감독하고, 정책 성과를 관리하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 그동안 자문위원회 정도로 인식되어 온 위원회의 성격을 행정위원회 수준으로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 주면 좋겠다.
국무총리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가 더 강력한 활동을 통해 대통령 소속이었을 때에 비해 더 명확하게 성과를 만들어 내길 강력히 요청한다. 그래서 이후에 지금의 도서관계 반대와 우려가 단지 기우였다고 말 수 있기를,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하게 굳어진다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