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동맹국까지 비난하는가: 프로파간다와 무능력의 경계
6일 韓·日·호주·나토 맹비난
악의적인 전시 프로파간다에도
‘동맹 모욕’ 넘어서는 안 되는 선
북한도 넘지 않는 선동의 금도
트럼프 파병 요청 후 모인 41개국
美 패싱 후 호르무즈 해협 성명 발표
美 국채 매도 논의 테이블 갖춰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15일 이란전 파병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맹국을 반복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트럼프는 3월 17일, 4월 1일에 이어 6일 기자회견에서도 한국·일본·호주·나토(NATO)가 미국을 도와주지 않았다며 맹비난했다.
# 결국 미국의 동맹국이자 최대 채권국 40여나라가 미국만 빼고 뭉쳐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다루고 있다. 트럼프식 전시 프로파간다(선전·선동·Propaganda)의 부작용을 알아봤다.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했지만, 반드시 다뤄야 할 이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일본, 호주 등 동맹국을 맹비난했다.[사진 | 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8/thescoop1/20260408113345006wodq.jpg)
이 가상의 미국 대통령은 방송 직전 국민들에게 사실을 알리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생방송 연설이 감동적이고, 성공적일수록 불안감도 빠르게 퍼졌다. 대통령과 동행하던 일부 국무위원들은 피난처에 갈 수도 없었다. 이 장면에서 역사적 사실이 겹쳐 보이는 게 꼭 우리나라 국민만의 경험은 아니다. 그만큼 전시의 프로파간다(선전·선동·Propaganda)는 비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시의 프로파간다라고 해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반드시 존재한다. 맥스 헤이스팅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지난 3월 29일 '트럼프는 미사일보다 더 강력한 무기를 소진하고 있다'는 기사에서 동맹을 모욕하는 트럼프의 언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칼럼은 "동맹국을 비난하는 것은 군사적으로 어리석은 일이다"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병영 소책자에 나온 말을 인용하며 이렇게 결론짓는다.
"아무리 초강대국이라도 친구는 필요하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모욕당하면서까지 미국 지도자를 존경하고, 그 지도자의 말을 믿을 나라는 거의 없다. 진실이란 단순한 미덕이 아니고, 무기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트럼프 정부는 총격전 가운데 자신의 손으로 이 무기를 부숴버렸다. 이 전쟁에서 정당성이나 이유를 찾는 자는 이스라엘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 동맹국 모욕주기와 갈라치기=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도 노골적으로 이번 이란전에서 한국, 일본, 호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미국을 "돕지 않았다"고 맹비난했다.
한국과 일본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건 벌써 3번째다. '핵무기 45개를 가진 북한 김정은'과 자신이 얼마나 친한지를 늘어놓기 바빴던 미국 대통령은 나토를 '종이호랑이'라고 모욕하더니 한국을 정조준해 이렇게 말했다. "나토뿐만이 아니다. 누가 또 우리를 돕지 않았는지 아는가. 한국이다."
![[사진 |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8/thescoop1/20260408113346818uhdk.jpg)
"우리의 무역·군사 동맹국들이 미국의 단기국채를 보유하면 (이자를 주는 대신) 사용료를 물려야 한다. 만약 이들이 표면금리가 0%인 100년 만기 미국 국채를 보유하지 않겠다고 반항하면, '안보 우산(미군)'을 뺏는 식으로 협상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일본·호주·나토를 비난하면서도 "일부 국가는 우리를 도왔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쿠웨이트는 "훌륭하다"는 게 미국 대통령의 동맹국 평가다. 이 정도면 한국, 일본, 호주, 프랑스 등 나토 국가를 단순히 비난만 한 게 아니라 모욕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北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의 오버랩=트럼프식 프로파간다의 소재가 전쟁사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동맹국 비난'과 '동맹국 갈라치기'로 흐른 건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전세계 3억6000만명의 청취자를 보유한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VOA)'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폐쇄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VOA 책임자를 임명하는 미국 국제 미디어국(USAGM)을 통해서 이 방송국의 모든 프로그램을 하루 만에 모두 중단했고, 직원 1300명 전원을 휴직시켰다. 미국 연방법원이 지난 3월 직원을 복직시키는 내용의 판결을 내놨지만, VOA는 아직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1942년 독일의 프로파간다에 맞서 진실을 전하려는 목적으로 VOA를 만들었다. 블룸버그가 3월 29일 칼럼에서 언급한 미군 병영 소책자에는 이런 내용도 들어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무기로 히틀러의 프로파간다를 이겨냈다. 솔직하고 상식적인 판단력, 그리고 명백한 진실의 이해라는 무기다." 당시 미군에 VOA와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진실을 가리는 유용한 도구였다.
![인도의 한 방송 촬영기자가 지난 4월 1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뭄바이 항구에 도착한 자국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모습을 촬영하고 있다.[사진 | 뉴시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08/thescoop1/20260408113348169flrs.jpg)
트럼프 대통령이 적국이든 자국이든 정부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공신력 있는 매체 2곳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국민을 속이는 데 일가견이 있는 북한을 통해서 트럼프식 프로파간다 전술을 어느 정도 간파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북한은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었다. 한국 뉴스나 드라마 등 해외 방송을 시청한 북한 주민에게 최고 15년 강제노동형을 줄 수 있고, 이런 방송 콘텐츠를 대량으로 유포하면 최고 사형까지 가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북한의 이런 악랄한 법에서조차도 시청하면 처벌받는 해외 방송의 범위는 '한국, 미국, 일본과 같은 적대국 방송'이나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내용이 반영된 다른 나라의 방송'으로 한정돼 있다.
■ 美 패싱하는 동맹국들=더스쿠프는 불필요한 파병을 방지하고, 미국을 압박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트럼프가 파병을 요청한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이 모여서 최후의 수단으로 '미국 국채 매도'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채 매도 물량이 증가하면, 채권의 가격은 하락하고, 그만큼 수익률은 높아진다. 미국의 시중 금리는 대체로 10년물 국채 수익률과 연동되므로 미국 금리는 높아지고, 그만큼 경기침체 가능성이 많아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캐나다와 갈등을 겪을 때에도 미 국채 매도량이 늘어나 수익률이 높아지자 발언 수위를 낮춘 바 있다(트럼프 참전 압박에 5개국이 맞설 카드 '美 국채 매도'·더스쿠프·2026년 3월 6일).
실제로 미국으로부터 파병 요청을 받은 영국, 프랑스, 한국, 일본 등 35개 나라는 지난 3월 19일 '호르무즈 해협에 관한 공동 성명' 발표를 이유로 한데 뭉쳤다. 이들은 영국의 주재로 지난 2일 온라인 외무부 장관 회의까지 진행했다.
뜻을 모은 나라는 41개로 늘어났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장관은 이 회의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국제해사기구(IMO)가 국제 회랑을 만들어 안정적인 선박 통행로를 확보하자고 제안했다. 페니 웡 호주 장관은 "이란은 고의로 전 세계 경제 공동체에 고통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017년 이후 미국의 변신으로 고통받아 온 미국의 동맹국 중 일부는 트럼프의 노골적이고, 반복적인 동맹 모욕주기로 '미국 없는 미 동맹국들'이 뭉친 걸 오히려 반길지도 모른다.
한정연 더스쿠프 칼럼니스트
jeongyeon.ha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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