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광주 공공기관車 2부제 시행 첫 날 ‘한산’
차분한 분위기 속 통제 진행
직원·민원인 대부분 협조적
주차장 곳곳 비어 있는 모습

"주차장이 이렇게 한산한 모습은 처음 봅니다."
'차량 홀짝제(2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오전 8시께 광주 서구청사에선 출근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 차량 출입 통제가 이뤄지고 있었다.
청사 입구에 놓인 안내판에는 '오늘은 짝수 차량 운행하는 날'이라고 적혀 있었다.
구청 소속 청원경찰 3명은 출입 차량의 번호판 끝자리를 일일이 확인하면서 진입 가능 여부를 촘촘히 챙겼다.
이날부터 정부는 기존 공공기관 승용차 5부제를 2부제(홀짝제)로 강화했다.
공공기관 2부제는 차량번호 끝자리를 기준으로 홀수일에는 홀수 차량, 짝수일에는 짝수 차량만 운행할 수 있는 방식이다. 4월 8일인 이날은 짝수 차량만 청사 진입이 가능했다.
이날 취재진이 출근길 상황을 30분께 지켜본 결과, 제도를 숙지하지 못하고 진입하려다 돌아간 차량은 1~2대에 그쳤다. 이마저도 기존 5부제와 2부제를 혼동한 사례였다. 5부제 시행 초기 하루 3~4대가 발길을 돌렸던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다.
청사 내부 주차장도 한산했다. 기존 차량으로 가득 찼던 주차장 내부는 빈자리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평소 이중·삼중 주차로 빽빽하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다.
서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5부제가 강화 시행돼 직원들이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전날 재난문자 안내도 이어지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안착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사 외부에서는 제도를 피하려는 '얌체 주차'가 적발되기도 했다.
서구가 인근 골목과 외부 주차장을 대상으로 단속을 진행한 결과, 농성 공영주차장 옥상에서 차량 번호판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 2대가 적발돼 안내문이 부착됐다.

같은 시간 동구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동구는 출근시간대(오전 8시~9시30분)에 맞춰 주차장 출입 통제 인력을 배치하고, 차단기 시스템에 직원 차량 정보를 입력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직원들은 어깨띠를 두른 채 운전자에게 제도 취지를 설명했다.
일부는 유인물을 건네며 협조를 요청했고, 또 다른 직원은 마이크로 "차량 번호 끝자리를 확인해달라"고 반복 안내했다.
주민들도 비교적 협조적인 모습이었다. 차단기 앞에서 만난 40대 시민 김모 씨는 "알고는 있었지만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니 실감이 난다"며 "불편은 있지만 상황을 고려하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동구 관계자는 "출근 시간이라 민감할 수 있어 최대한 부드럽게 안내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이해하고 협조해주는 분위기라 다행"이라고 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대중교통 활성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제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사태가 길어질 수록 주민들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대중교통 확대나 출퇴근 대책도 함께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공기관 차량 2부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8년 만에 시행됐다.
이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위기가 커지면서 정부가 지난 2일 원유·천연가스 자원 안보 위기 경보를 '주의(2단계)'에서 '경계(3단계)'로 격상한 데 따른 추가 조치다.
2부제와 더불어 이날부터 공공기관을 찾는 민원인 차량과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이용 차량에는 기존 5부제가 적용된다.
장애인(동승 포함), 국가유공자, 임산부, 미취학 아동 동승 차량, 전기·수소차, 긴급·의료 차량 등은 예외 대상이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경우도 기관장 판단에 따라 제외되며, 사전 신청을 통해 비표를 발급받아야 한다.
/임지섭 기자 ljs@namdonews.com